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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노골적 국민당 지지, 동북아에 변화 부르나

시진핑의 노골적 국민당 지지, 동북아에 변화 부르나

Posted November. 09, 2015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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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이 그제 싱가포르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고 양안() 관계를 논의했다. 1949년 분단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 상징성이 크다. 시 주석은 우리는 뼈와 살이 터져도 끊을 수 없는 형제이자 피로 이어진 가족이라며 하나의 중국을 강조했다. 마 총통은 양안 인민은 중화민족이라고 화답했다.

양측은 형식적으로 대등한 관계임을 보여주기 위해 국가주석과 총통이라는 호칭 대신 선생이라는 중립적 용어를 선택했다. 협정이나 합의문은 발표하지 않기로 사전에 합의했다. 서구 언론이 위험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표현할 만큼 민감한 첫 정상회담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한 조율이었다.

시 주석은 대만 독립 세력은 양안의 평화발전을 저해하고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며 내년 1월 실시되는 총통선거에서 승리가 예상되는 차이잉원 민진당 후보의 대만 독립 노선에 경고를 보냈다. 국민당에 대한 노골적인 선거지원이었다. 회담에서는 중국과 대만의 국력 및 지도자의 위상 차이가 그대로 드러났다. 마 총통은 회담 뒤 기자회견을 직접 했지만 중국은 장관급인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을 내세워 격을 달리했다. 1992년 양측이 합의한 92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해석에 따른 국가명칭을 사용한다) 정신에 따라 회담이 성사됐지만 대만 독립을 인정할 수 없다는 중국의 방침 재확인에 그쳤다.

마 총통은 임기 6개월을 남기고 불리한 총통 선거 기류를 바꾸기 위해 정상회담에 응했다. 70년전 전쟁을 벌였던 적이 대만의 민진당에 맞서 우군이 된 것이다. 2008년 집권 이후 중국과 대만의 인적 교류는 한해 800만 명을 넘어서고 교역액은 1700억 달러로 급증했지만 독립에 찬성하는 대만 여론은 과거 60%에서 80% 수준으로 오히려 높아졌다. 대만이 사회주의 정치체제인 중국에 편입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차이 민진당 총통후보는 마 총통이 밀실거래의 의혹을 안고 갔다가 더 큰 말썽거리를 안고 왔다고 비난했다. 대만 여론도 정파에 따라 찬반으로 엇갈려 정상회담은 총통 선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과 일본으로선 이번 대만 선거에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관심은 뜨거울 것이다. 시진핑의 지원과 정치적 계산이 이번 대만선거에서 통하지 않는다면 동북아의 정세에도 미묘한 변화가 따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