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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한 책만 읽어선 안돼" 반대코너 만든 일 서점

"혐한 책만 읽어선 안돼" 반대코너 만든 일 서점

Posted July. 23, 2015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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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계기로 일본 서점가에서는 혐한()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혐한 서적들만 모아 진열하는 특별 코너까지 생겨날 정도로 혐한 서적은 일본 서점가에서 일상적인 풍경이 됐다. 하지만 오사카() 시 나니와() 구에 있는 준쿠도서점 난바점은 이런 흐름에 편승하지 않고 최근 반()혐한 서적 상설 코너를 개설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대형 서점으로선 처음이다.

면적이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의 40%가량인 이 서점에는 반혐한, 반혐중() 서적들만 모아 놓은 특별 진열대가 있다. 지난해 말부터 한두 권씩 진열했다가 관련 책이 늘어나자 지난달부터 상설 코너로 확대 개편한 것이다.

후쿠시마 아키라(56) 점장은 22일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일본에는 혐한 출판사나 책만 있는 게 아니라 이들에 반대하는 출판사들도 있고 책을 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후쿠시마 점장은 지난해의 경우만 해도 근린국과의 관계를 다룬 책의 8090%가 한국이나 중국에 악의를 갖고 썼거나 일방적으로 일본이 멋진 나라라고 주장하는 책들이었다고 덧붙였다.

마침 지난해 11월 유사한 문제의식을 가진 출판인들이 증오 연설과 배외주의에 가담하지 않는 출판인 모임을 만들었고 헤이트 책(일본에서 혐한, 혐중 서적을 일컫는 표현)에 반대하는 NO(노) 헤이트 책이라는 서적도 발간했다. 후쿠시마 점장은 이 책을 잘 보이는 곳에 진열했다.

일본 우익들로부터 일본인 맞느냐 왜 한국 편을 드느냐는 항의도 받았지만 응원하는 이들도 생겼다고 한다. 후쿠시마 점장은 이웃나라와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면서 혐한, 혐중 서적 바로 옆에 상설 코너를 만든 것은 일방적으로 한쪽의 주장만 들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혐한, 혐중 서적의 수가 더 많고, 더 잘 팔리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후쿠시마 점장은 단기간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생각하면서 코너를 유지할 생각이라고 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