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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갈등이 결국 한일통화스와프 중단시켰다

외교 갈등이 결국 한일통화스와프 중단시켰다

Posted February. 18, 2015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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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이 23일 만기가 돌아오는 100억 달러 규모의 한일() 통화스와프 협정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 등 비상 경제상황 때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방 통화나 달러를 받을 수 있는 계약이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2001년 7월 20억 달러로 출발해 2012년 10월 700억 달러까지 늘었지만 두 나라 간에 과거사와 독도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줄어들다 이번에 13년 7개월 만에 종료됐다.

이번 통화스와프 재협상 과정에서 일본은 한국이 먼저 재연장 요청을 해오면 검토해 보겠다며 고압적 태도를 취했고 한국은 양국이 협의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맞서 평행선을 그었다. 어느 쪽 책임이 더 크든 간에 외교 갈등이 경제 협력에까지 악영향을 미친 것은 양국 모두에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은 1997년 태국에서 시작된 아시아 통화위기 때 한국에서 100억 달러의 자금을 갑자기 빼내 가 한국이 외환위기에 몰리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한국과의 통화협력 규모 확대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한국과 중국이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을 추진하자 협상에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서 같은 규모의 협정을 체결했다. 자금력을 무기로 한국을 길들이려는 일본의 태도는 뒷맛이 씁쓸하지만 그것이 국제 경제관계의 냉엄한 현실이다.

한일 통화스와프가 없더라도 당장 우리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미미하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3621억 달러로 단기외채의 약 3배에 이르고 중국 등 5개국과 약 8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다. 그러나 외부 변수에 취약한 우리 경제의 특성을 감안하면 해외발() 악재에 대비한 방파제는 튼튼할수록 더 안전하다. 정부 경제팀과 한국은행은 우리 사정이 다급해져 일본에 손을 벌리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외화 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