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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총리 사퇴 촉구하려다 무책임한 사퇴로 말 바꿨나

야당 총리 사퇴 촉구하려다 무책임한 사퇴로 말 바꿨나

Posted April. 28, 2014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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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전 10시 정홍원 국무총리가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1시간 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 대표는 정 총리를 겨냥해 이 시점에서 지극히 무책임한 자세이며 비겁한 회피라며 지금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열어야하겠나라고 질타했다. 김한길 대표도 국무총리가 자리를 비우는 것이 과연 국민에게 진정으로 책임지는 자세인지 동의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총리를 비롯한 내각에 책임지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야당이 총리 기자회견 직후 비겁한 회피라고 질책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기자회견에 즈음해 새정치연합에선 정 총리를 비롯한 내각 사퇴와 박근혜 대통령 사과, 해양수산부 장관안전행정부 장관해양경찰청장 사법 처리를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정작 정 총리가 사퇴 기자회견을 먼저 해버리자 당내에선 아이고, 김샜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만약 그 시간까지 총리가 자리 지키고 있었다면 왜 물러나지 않느냐고 다그쳤을 것이 뻔하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타이밍의 게임을 하는 듯한 모양새부터 국정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자세와 거리가 멀다.

안 대표가 4월 국회에서 민생법안을 비롯한 현안들을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다짐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의 경우 야당은 국회선진화법을 무기삼아 원전안전, 비리예방, 개인정보유출예방, 단말기 유통구조개선으로 통신비 가계부담 낮추기 등 이미 여야 합의한 127개 민생법안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회의 협조 없이 대통령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 게 현실이다. 야당이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당리당략에 따른 법안 연계처리에 골몰한 것을 진심으로 반성한다면 민생법안 처리부터 실천해야 한다.

어제 김 대표는 자식 잃은 부모의 심정으로 여야와 박근혜 정부가 힘을 하나로 모아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 대표 입에서 여야정이 힘을 하나로 모아라는 얘기를 참 오랜만에 듣노라니 반가운 생각도 든다. 김 대표 말대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여와 야, 정부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은 무엇이 진정 국리민복()을 위한 것인지 성찰해야 할 때다.

지금 국민은 비통한 마음으로 자제하고 근신하면서 가뜩이나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이어서 상반기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훨씬 더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여야는 희생자와 실종자을 애도하고 가족을 위로하면서 민생을 살리는 방안도 내놓아야 한다. 세월호 참사를 지방선거에 이용하려는 술수에 골몰하다간 민심의 외면을 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정치권은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