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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 이승만 박정희 묘소 참배 주저할 일인가

새정치연합, 이승만 박정희 묘소 참배 주저할 일인가

Posted March. 28, 2014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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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당 같은 주요 정치행사를 전후해 당 지도부가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과 전직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는 것은 관례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그제 새 야권 통합신당을 출범시키면서 서울현충원을 찾지 않았다. 대신에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천안함 희생자 추도식이 열린 대전현충원에 갔다. 서울현충원을 함께 찾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주저하는 것 같다.

김한길 대표는 서울현충원과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와 신년 초 두 차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던 안철수 대표는 확답을 회피했다. 신당 내부에서 이승만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의 묘소 참배를 놓고 갈등이 벌어지면서 신당 지도부가 서울현충원 방문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당은 이전의 민주당과는 달리 국민 통합을 유달리 강조한다. 창당발기문에서 합리적 보수와 성찰적 진보의 가치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민주화와 함께 산업화의 의미도 평가했다. 당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정강정책에 성장과 안보를 중시한다고 명시했다. 615선언과 104선언 외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74선언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남북기본합의서까지 담았다. 그런데도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만은 이전의 민주당처럼 꺼리는 모습이다.

새정치연합이 이승만박정희 정권의 권위주의에 항거한 민주당을 사실상 계승했으니 두 전직 대통령의 묘소 참배에 일부 당원들이 다소 거부감을 갖는 것을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부정선거, 419 유혈진압, 측근들의 부정부패 같은 과()도 있지만 자유민주주의와 시정경제에 기반한 대한민국을 건국했고, 북의 625 남침 도발에서 나라를 구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헌정 중단, 민주투사 탄압, 장기집권의 과오를 저질렀으나 산업화로 빈곤에서 벗어나 국가 부강의 기틀을 마련했다. 건국과 산업화는 민주화와 함께 대한민국의 소중한 역사다.

독재체제에 희생당한 사람들의 경험이 생생할 때는 야당 진영에서 두 대통령의 묘소를 공개적으로 참배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많은 세월이 흘러 공과 과를 균형있게 바라볼 수 있는 시기가 됐다. 두 전직 대통령의 공()은 계승발전시키고 과는 반성하면 된다. 지금은 국민통합이 중요한 시기다. 오늘날 숱한 사회적 갈등과 반목이 편협한 역사 편 가르기에서 비롯된 측면도 없지 않다. 국민통합을 강조하는 새정치연합이 두 전직 대통령 묘소 참배를 통해서 진정성을 보여주고 역사의 화해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