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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급발진 거짓말에 1조원 벌금, 한국엔 급발진 없나

도요타 급발진 거짓말에 1조원 벌금, 한국엔 급발진 없나

Posted March. 21, 2014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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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요타자동차가 급발진 문제에 대해 거짓 정보를 제공했음을 인정하고 미국 법무부에 벌금 12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내기로 했다. 미국이 자동차회사에 부과한 벌금 가운데 최고액이다. 도요타는 2009년과 2010년 급발진 문제로 1200만 대의 자동차를 리콜하고 소비자들에게 배상하느라 이미 40억 달러를 썼다. 그런데도 미국 정부가 4년 이상 수사를 멈추지 않자 다시 거액의 벌금 납부를 통해 합의에 나섰다.

2009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달리던 렉서스가 급가속해 일가족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도요타는 운전자 잘못이라고 발뺌했다. 비슷한 사고가 또 발생하자 자동차 내부의 카펫이 가속 페달을 눌러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말 바꾸기를 하면서 미국 정부와 의회, 소비자에게 거짓말을 한 죗값이 1조3000억 원인 셈이다.

급발진 사고 이후 미국 정부는 전미()과학자협회와 미 항공우주국(NASA)까지 동원해 원인 규명에 나섰다. 결국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으나 소비자 안전과 기업의 책임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의지는 철저했다. 시장경제의 본산인 미국은 기업의 정직과 신뢰를 중시한다.

한국에서도 급발진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차량의 결함이 원인으로 인정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급발진 의심 사고는 한국소비자원에만 1년에 200여 건씩 들어온다. 그러나 현대기아자동차는 영업 비밀을 이유로 조사에 비협조적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고작 이틀간 급발진 공개 재현 실험을 하고는 (급발진은)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의 엄격한 대응은 시장점유율이 높은 일본 자동차업계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미국은 자기나라 회사인 담배업체에도 훨씬 많은 2000억 달러의 합의금을 받아낸 바 있다. 미국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도 자동차 점화장치에 문제가 있어 최근 160만 대를 리콜했다. 이 과정에서 GM이 10여 년 간 결함을 알고서도 숨겼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미국 정부가 GM에도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는지 세계 소비자들은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