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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률 오르는데 기업은 채용 줄인다

Posted January. 16, 20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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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고용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상당수의 대기업이 올해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이겠다고 나선 것이다. 작년 기록적인 취업난으로 취업재수생이 대거 양산된 상황에서 올해 채용시장까지 위축될 경우 정부의 고용률 70%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청년층의 불만이 사회 불안요인으로 대두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 가운데 채용 계획이 확정된 243개사의 올해 채용 예정 인원이 3만902명으로 작년 채용 실적(3만1372명)보다 1.5%가량 줄었다고 15일 밝혔다. 동아일보가 30대 그룹의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올해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고 밝힌 곳은 현대자동차, SK, GS, 신세계, 금호아시아나, 현대백화점 정도였다. 늘리는 규모도 취업준비생들이 체감하기에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작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던 삼성그룹은 신규 채용 규모를 작년 수준(2만6000명)에서 늘리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 중인 LG는 채용 인원을 전년 대비 20% 가까이 줄일 예정이다. 구조조정 중인 현대를 비롯해 KT, OCI 등도 채용 인원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상당수 그룹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거나 채용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답변을 내놨다. 재계 관계자는 내심 신규 채용을 줄이고 싶어도 정부와 여론의 눈치를 보면서 망설이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신규 채용의 발목을 잡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산업현장의 기업들은 경기 회복세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임금, 정년연장, 근로시간 단축 등 노사관계를 뒤흔들 이슈들이 잠복해 있는 것도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채용 계획을 미정이라고 밝힌 한 그룹 관계자는 통상임금 판결의 후속조치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기업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되면 신규 채용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년들의 취업난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은 지난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이 39.7%로 198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후 처음으로 40% 밑으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청년층 실업률은 전년 대비 0.5%포인트 오른 8.0%였다.

고용 한파로 올해 겉으로 드러나는 경제지표에 비해 체감경기는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산업별 신규 일자리 사정을 반영한 고용가중 성장률이 올해 3.4%로 올해 경제성장률(한은 전망치 3.8%)과 0.4%포인트의 격차가 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11년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장원재 peacechaos@donga.com

세종=송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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