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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0클럽 통일비전 수립 전부처 뛴다

Posted January. 14, 201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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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통일 후 안정적인 경제 강국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통일한국의 경제 비전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이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민소득 4만 달러라는 장기 목표를 제시하면서 통일은 우리 경제가 대도약하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통일 후 한반도 경제의 비전이 40-80 클럽 국가(국민소득 4만 달러, 인구 8000만 명 이상인 나라)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현재 40-80 클럽 가입국은 미국, 일본, 독일 등 세 곳뿐이다.

13일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대통령의 생각은 경제 구조의 혁신과 통일을 통해 풍부한 내수시장을 갖춘 안정적인 경제 강국을 이룬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곧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이 분야에 대한 연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통일은 대박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은 통일을 비용으로만 보지 않고 경제적 기회로 보는 쪽으로 인식을 바꿨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통일 경제의 비전을 마련하는 것이 북한 정권의 붕괴를 전제로 한 작업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외부에 공개하는 대신 비공식적으로 연구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은 2012년 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 명을 달성해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20-50 클럽에 가입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착화된 저성장 추세 때문에 국민소득 4만 달러 클럽 가입 시점은 기약할 수 없는 상태다. 정부와 민간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앞으로 매년 4%대의 성장률을 유지한다는 낙관적 시나리오라면 한국은 2017년에 3만 달러, 2021년 4만 달러를 각각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대 또는 그 이하의 성장세에 그친다면 4만 달러 달성 시점은 그보다 최대 10년 이상 더 늦어진다.

40-80 클럽을 위한 또 하나의 조건인 인구 8000만 명은 통일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다. 통일이 되면 북한 지역의 경제 수준이 전체 평균을 낮춰 일시적으로 1인당 소득이 줄어들겠지만 싼 노동력의 대량 공급, 투자 수요 확대 등의 효과로 경제성장을 통해 짧은 기간에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 추진 논란, 경제 활성화 입법 지연 등으로 집권 첫해를 허비한 만큼 40-80 클럽 가입의 기틀을 잡기 위해 앞으로 4년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병규 국민경제자문회의 지원단장은 현재 한국 경제는 투자나 성장, 고용 등 경제 각 분야에 걸쳐 돌파구가 안 보이는 상황이라며 통일이 되면 한국 경제의 활로를 다시 찾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도 국민소득 3만 달러까지는 그럭저럭 갈 수 있어도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4만 달러는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라며 3년 뒤면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고 투자도 부진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 경제의 질적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이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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