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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들 노벨상 의식 말아야 노벨상이 온다

노벨상 수상자들 노벨상 의식 말아야 노벨상이 온다

Posted October. 30, 2013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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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부터 이틀간 고려대에서 세계적 과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미래과학콘서트 분자과학연구 심포지엄(MFS) 2013이 열렸다. 노벨상 수여기관인 스웨덴 왕립과학원이 주최해온 MFS는 그동안 스웨덴에서만 열렸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됐다. 한국의 정보과학(IT) 역량과 과학기술 수준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고려대와 스웨덴 왕립과학원 및 산하 분자과학연구재단(MFF), 싱가포르 난양 공대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1993년 노벨생리학상 수상자 리처드 로버츠, 2006년 노벨생리학상 수상자 앤드루 파이어, 2009년 여성 최초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에디아 요나스,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 아리에 와르셸 등 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해 정상급 과학자 12명이 연사로 나서 강연과 토크콘서트를 펼쳤다.

특히 석학들이 선배이자 멘토로서 과학자를 꿈꾸는 고교생들에게 조언을 해준 28일의 과학토크콘서트는 열정과 감동의 도가니였다. 이들은 교과서 안의 과학지식에 머물지 말고 호기심을 좇아 바깥으로 과학여행을 떠나라 과학은 퍼즐 맞추기와 같다. 못 맞추는 걸 끝까지 붙들고 답을 캐내는 과정이 쾌감을 준다고 조언했다. 와르셸 교수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을 때 사람들이 나에게 틀렸다고 했었다며 새롭게 사고하고 뜨겁게 도전하라고 주문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수학과 과학 부문에서 최상위권을 달리면서도 창의성과 학업만족도는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해결보다는 주어진 정답을 맞추는 데 급급한 주입식 교육 때문이다. 과학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학생들도 정작 대학에 진학할 때는 이공계를 기피한다. 이 때문에 기초과학 역량이 쌓이지 않아 일본과는 달리 과학 부문에서 한명의 노벨상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결과보다 과정에 가치를 부여하는 분위기가 싹트지 않으면 과학대국은 먼 나라 얘기다. 노벨상을 추구하지 말아야 오히려 노벨상이 다가오리라는 조언이다.

MFS에서 보여준 과학 꿈나무의 진지한 모습은 한국과학의 미래가 어둡지 않음을 보여준다. 학교별 선발과정을 통해 행사에 참여한 고교생들은 석학들의 말을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시종 눈을 반짝였다. 지적() 호기심으로 가득한 학생들이 평생 이런 마음가짐으로 즐겁게 탐구하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이 사회와 교육기관, 어른들의 몫이다. 미래 한국의 노벨상 수상자가 이들 학생들에게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