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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미, 아시아나 사고 브리핑 자제해달라

정부 미, 아시아나 사고 브리핑 자제해달라

Posted July. 10, 2013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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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사고를 조사 중인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9일(한국 시간) 사고 항공기의 시간대별 속도 등을 공개하며 조종사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미국 언론이 NTSB 발표를 토대로 사고 원인을 조종사 과실로 몰고 가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 조사 결과를 실시간으로 공표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조사 과정에서 한미 양국이 국익을 앞세우며 대립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데버러 허스먼 NTSB 위원장은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조종사에 대한 조사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며 조종사들이 어떻게 사고기를 조종했고 어떻게 훈련받았고 어떤 비행 경험을 지녔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NTSB가 공개한 조종실 녹음기록 등에 따르면 사고기는 충돌 8초 전부터 문제가 감지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기는 충돌 82초 전 고도 488m 상공에서 자동항법장치를 끄고 수동 조종으로 전환했다. 충돌 8초 전 고도 38m 지점에서 시속 207.6km까지 내려갔고 1초 뒤 속도를 높이라는 조종사의 다급한 외침이 들렸다. 충돌 3초 전엔 시속 191.5km까지 떨어졌다. 이는 활주로 접근 시 권장 속도인 시속 252km에 크게 모자라는 것이다.

허스먼 위원장은 항공기 사고는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다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전반적인 브리핑 내용은 NTSB가 조종사의 조종 실수가 있었다는 점을 시사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는 블랙박스 조사에는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리는데 이번처럼 NTSB가 즉각적으로 언론에 상세히 알리는 것은 이례적이어서 당혹스럽다며 현지 파견된 우리 측 조사단을 통해 이런 식의 브리핑과 언론 인터뷰를 자제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NTSB가 블랙박스의 음성녹음장치와 비행기록장치 분석결과를 발표하는 것과 달리 한국 정부는 언론에 조사 절차 정도만 설명할 뿐 조종사 면담 결과 등을 대외비로 하고 있다. 공항의 과실, 기체 결함, 주변환경 등 다른 가능한 사고 원인이 많기 때문에 일부 조사 결과만 공표해 혼선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의도다.

이 관계자는 미국으로부터 아직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는 못했지만 우리 측 항의를 인지하고 향후 브리핑 과정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세종=박재명홍수용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