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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화 일본, 한중의 인내력을 시험하지 말라 (일)

우경화 일본, 한중의 인내력을 시험하지 말라 (일)

Posted April. 24, 2013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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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회의원 168명이 어제 야스쿠니신사의 봄 정기 대제()에 집단 참배했다. 참배 의원이 100명을 넘어선 것은 2005년 10월 가을 정기 대제 이후 처음이다. 일본 정부의 2인자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21일 야스쿠니를 참배한데 대해 한국이 외교장관 회담까지 취소하며 항의했는데도 국회의원들이 대거 야스쿠니를 참배한 것은 주변국을 무시한 행위이다.

일본은 야스쿠니를 어느 나라에나 있는 현충시설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일본의 침략을 받았던 피해 국가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A급 전범을 합사함으로써 전쟁을 미화하는 곳이자, 독도, 교과서, 군대위안부 문제 등과 함께 일본의 어두운 과거사를 상징하는 시설일 뿐이다. 그런 곳을 정부 고위관리나 국회의원들이 정기적으로 참배하는 것은 일본의 과오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과 같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아베 신조 총리는 과감한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를 앞세워 침체됐던 일본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데 성공했다. 그 덕에 지지율도 70%를 넘어섰다. 아베 총리는 이에 편승해 평화헌법 개정, 군대 위안부의 정부 간여를 인정한 고노담화 수정, 역사교과서의 자국중심 기술 강화 등을 추진해 주변국을 자극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오는 7월의 참의원 선거에서 예상대로 압승할 경우 자신의 공약들을 빠르게 실천에 옮길 것이고, 한국 중국과의 관계는 더 얼어붙을 게 틀림없다. 일본은 인기 영합적 국내 시각이 아니라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국제적 시각에서 역사문제를 다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점점 더 고립될 것이다.

어제 일본의 우익 회원 80여명을 태운 배 10척이 중국과 영토분쟁을 빚고 있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부근 해상으로 들어가고, 이에 맞서 중국 해양감시선 8척이 출동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일본 우익이 동원한 배의 규모도 이번이 제일 많다. 지난해 9월 일본이 센카쿠를 국유화한 이후 악화한 중일 관계도 개선될 조짐이 없다.

내달 서울서 열릴 예정이던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은 중국과 일본의 기 싸움으로 결국 무산됐다. 과거사 문제까지 불거져 3국 공동의 협상채널은 거의 와해된 상태다. 한일과 중일은 당분간 냉각기간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물밑 대화마저 거부해선 안 될 것이다. 3국은 다시 만나 심각해진 북핵 위협과 역내 경제협력, 과거사 갈등 해소 방안 등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일본은 더 이상 주변국의 인내를 시험하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