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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피츠버그맨 남기 위해 이제 물러갑니다 (일)

영원한 피츠버그맨 남기 위해 이제 물러갑니다 (일)

Posted March. 22, 201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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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결정에 만족한다. 한 점 후회도 없다.

선수로서 팬들 앞에 서는 마지막 자리. 그는 특유의 환한 미소를 띠며 작별을 고하려 했다. 하지만 흐르는 눈물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한국계 스타인 하인스 워드(36피츠버그 스틸러스)가 21일 미국 피츠버그의 UPMC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워드는 1998년 피츠버그에 입단한 이래 적진을 향해 달려드는 와이드 리시버로 활약하며 2006년과 2009년 슈퍼볼에서 두 차례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그는 2006년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시애틀과의 슈퍼볼에서는 4쿼터 초반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터치다운을 성공시켜 최우수선수(MVP)에 뽑혀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2009년 미국의 잡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워드를 최근 10년간 가장 위대한 NFL 선수 중 한 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워드도 세월의 무게를 이겨낼 수는 없었다. 슈퍼볼 정상에 오른 2009년 95개의 리셉션(패스를 받아내는 것)을 성공시켰던 워드는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59개, 46개를 성공시켜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NFL 홈페이지에는 피츠버그가 기량 저하와 연봉 총액 상한선(샐러리 캡)을 고려해 워드와 결별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당시 워드는 연봉을 삭감해서라도 피츠버그 잔류를 희망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석진우 고려대 미식축구부 감독은 워드는 지난해 주전 경쟁에서 밀린 데다 와이드 리시버는 평균적으로 30대 초반에 은퇴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결국 은퇴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드는 유니폼을 벗는 순간까지 피츠버그와 팬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14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한 피츠버그는 내게 하나의 세상과 같다. 영원히 잊지 못할 팬들의 사랑 덕분에 내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눈시울을 붉힌 워드는 다른 팀으로 이적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내 스스로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하는 것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 나는 언제나 피츠버그의 일원으로 남길 원했고 오늘 그것을 실현했다고 말했다. 워드는 1998년부터 2011년까지 14시즌을 피츠버그에서 뛰며 통산 1000개의 리셉션과 1만2083야드 전진, 85개의 터치다운을 기록했다. 한국 음식 중 수제비를 좋아한다는 그는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지난해 한미관계 홍보대사로 위촉돼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 방송 ABC의 인기 프로그램 스타와의 춤을에 출연해 1위에 올라 경기장 안팎에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만큼 다양한 끼를 지녔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