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삼성 타협은 없다 애플에 2차 특허전쟁

Posted October. 08, 2011 03:28,   

日本語

삼성전자가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해외에 이어 국내에서도 애플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할 방침인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삼성은 해외에서도 3세대(3G) 이동통신기술의 표준인 광대역 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표준과 관련된 특허침해 소송을 내기로 하는 등 애플을 상대로 한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타계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의 특허소송은 확전()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삼성은 올해 4월 애플이 디자인 특허를 침해당했다며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한 직후부터 해외 주요 국가에 출원한 특허들을 분석해 애플의 침해가 명백한 사안을 선별해 왔다. 이번에 삼성이 거론하기로 한 핵심 특허들은 대부분 WCDMA 표준과 관련된 것이다.

삼성이 WCDMA 표준 관련 특허 침해를 문제 삼아 애플을 제소한 것이 이번이 차음은 아니다. 최근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제기한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소송도 WCDMA 표준인 데이터 전송 관련 특허 침해 건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이번 2차 소송 공세를 준비하면서 지금까지 소송에 이용하지 않은 WCDMA 표준 관련 자사의 핵심특허를 낱낱이 살펴 애플을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이미 해당 국가의 정상급 로펌들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한 상태다. 국내에서는 법무법인 광장이 소송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광장은 삼성이 4월 자사의 통신기술 특허를 침해당했다며 애플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낸 소송에서도 삼성을 대리하고 있다. 삼성 측은 사실상 모든 준비가 끝났다며 언제, 어디서, 애플의 어떤 제품을 상대로 소송을 낼지 정하는 일만 남았다고 밝혔다.

삼성이 이처럼 대대적인 2차 소송 공세를 준비하는 것은 애플이 먼저 싸움을 건 의도가 단순히 부품 납품단가를 깎거나, 정상적인 방법으로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차원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애플의 제소에 대한 반격을 준비하면서도 애플이 자사의 최대 고객사라는 점 때문에 애플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했었다.

삼성이 강경 대응하기로 마음을 굳힌 데에는 애플이 해외에서 제기한 특허소송의 소장() 분석결과가 크게 작용했다. 애플이 침해당했다고 하는 특허 중에는 애플이 직접 개발하거나 경영상 필요에 따라 인수합병(M&A)을 통해 확보한 것 외에 삼성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기 위해 낱개로 사들인 것들까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애플이 올해 7월 4세대(4G)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특허를 다수 보유한 노텔을 시장 예상가격의 5배 수준인 45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삼성은 애플의 소송 목적은 스마트폰 시장을 독식하려는 것이라는 확신을 굳혔다.

삼성은 애플과의 특허 전쟁에서 결국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의 이동통신기술 표준 등 주요 국제표준의 상당수가 삼성이 제안한 것이어서 애플이 스마트폰 모바일 기기를 만들면서 이를 피해가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삼성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 애플 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삼성과의 라이선스 협상에서 여러 차례 직접 참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잡스는 애플이 디자인 특허 침해를 이유로 제소 가능성을 비친 지난해 9월 이후에는 협상에 나타나진 않았지만 사실상 소송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철 daw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