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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못살겠다, 바꿔보자 정치세력화 할까 (일)

20대 못살겠다, 바꿔보자 정치세력화 할까 (일)

Posted June. 08, 201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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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시위가 열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청년층이 정치 세력화할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광우병 파동 등 정치적인 이슈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청년층의 사회참여가 등록금 시위를 전환점으로 청년실업과 복지 등 경제 문제로 옮아가고 있다.

특히 빠른 저출산 고령화로 젊은 세대의 재정부담이 늘어나자 청년실업과 연금, 복지에 대한 청년층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유럽처럼 세대갈등으로 확산될 조짐도 보인다.

대학 등록금 인상 등 경제 문제를 둘러싼 청년층의 시위는 선진국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로 이미 보편화된 현상이다. 지난해 영국과 이탈리아는 대학생들의 등록금 시위로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려는 이탈리아와 영국 정부가 교육예산 삭감을 위해 대학 등록금을 인상하고 장학금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수십만 명의 학생이 의사당과 대학을 점거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네덜란드에서는 올 초 등록금 인상에 항의해 23년 만에 최대 규모의 학생 시위가 벌어졌으며 미국에서는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 재단을 상대로 한 집단 소송이 제기됐다.

최근 학생 시위는 청년실업과 연금 개혁과 관련해 세대갈등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1980, 90년대 높은 경제성장의 과실을 누린 기성세대들에 대한 불만이 노동시장과 연금개혁과 같이 젊은 층의 부담을 늘리는 정부 정책에 대한 강한 반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청년실업률이 40%를 넘어선 스페인에서는 지난달부터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긴축 정책을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고 있으며 프랑스와 그리스에서도 지난해 연금 개혁 방안을 놓고 파업과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

최근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시위가 고조되고 있는 한국에서도 청년실업과 재정부담 등 청년층의 불만이 세대갈등으로 이어질 경우 이들의 세력화는 정치지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A대학의 총학생회장은 등록금 시위는 청년층의 어려운 현실에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정치권에 분노를 표출한 것이라며 학생운동이 현실적인 문제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청년실업난 해소와 복지부담 경감 등이 학생운동의 주요 이슈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