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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로 세계경제 콜록 한국엔 독감 주의보

고유가로 세계경제 콜록 한국엔 독감 주의보

Posted June. 05, 2008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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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5.2%에서 4.3%로 대폭 내렸다. 한국뿐 아니라 OECD 30개 회원국 대부분의 성장률 전망치를 떨어뜨려 세계경제가 급격한 하강국면에 있다고 경고했다.

OECD는 4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08년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내놨다.

우울한 한국경제

이 보고서에 따르면 OECD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 말 전망치보다 0.9%포인트 낮췄다. 같은 기간 전체 회원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평균 0.5%포인트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하락 폭은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번 OECD 전망치(4.3%)는 한국개발연구원(4.8%), 한국은행(4.7%), 삼성경제연구소(4.7%), LG경제연구원(4.6%) 등 국내 전망기관보다 크게 낮다. 바깥에서 보는 국내 경제 상황이 더 나쁘다.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OECD 등 해외 전망기관들은 고유가와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한국의 내수시장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OECD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이 당초 예상보다 1.1%포인트 낮은 3.2%에 그치는 데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증가율도 작년 말 예상치보다 2%포인트 낮은 8.6%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기업들의 올해 고정투자규모는 작년보다 1.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번에는 4.4% 늘어날 것으로 봤지만 최근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감안해 대폭 하향조정했다. OECD의 분석대로 한국의 최근 설비투자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주택경기 부진으로 건설 수주물량도 줄어들고 있다.

이어 국내 물가상승률을 종전 2.8%에서 4.0%로 1.2%포인트 상향 조정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비율은 0.2%에서 0.8%로 높였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만 해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5% 수준이었지만 작년 말 기준으로 150%까지 치솟아 가계의 빚이 경제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올해는 이처럼 경제지표들이 대체로 부진한 양상을 보이겠지만 내년에는 이명박 정부의 친기업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 연간 5%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고유가 충격 각국으로 확산

OECD 회원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평균 1.8% 정도 될 것으로 예측됐다. 작년 말 전망치는 2.3%.

미국의 올해 성장률은 작년 말만 해도 2.0%는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올 6월에는 1.2%로 0.8%포인트 떨어졌다. 유로국가의 성장률 전망치도 평균 1.9%에서 1.7%로 내려갔다.

이는 고유가 주택경기 부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라는 게 OECD의 분석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진정됐지만 미국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어 집값이 급락하거나 미국 경기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 세계경제가 휘청거릴 수 있다고 봤다. 또 한국처럼 고유가와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각국의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진 점도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OECD 회원국의 올해 평균 물가상승률은 2.2%로 작년 전망 때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감세 필요하지만 정부 지출도 줄여야

OECD는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감세정책과 규제개혁을 추진하되 정부 지출을 줄이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민간 기업이나 개인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칫 재정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것.

현 상황과 관련해 민간 전문가들은 기업 투자를 살리는 정책과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본다. 성장률 제고나 물가 안정 중 어느 한쪽으로 정책이 쏠리면 특정 경제주체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세금을 깎아 주거나 주요 생필품의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물가를 관리하는 한편 규제를 없애고 법인세를 인하하는 등 투자 활성화 정책을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수용 장원재 legman@donga.com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