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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 시대 개막

Posted May. 08, 200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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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 메드베데프(43) 전 러시아 제1부총리가 7일 러시아 5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소련이 무너지고 러시아연방이 출범한 이후 전임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고 후임자에게 자리를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영토와 자원, 미국 다음의 군사력을 보유한 러시아를 이끌 젊은 대통령 메드베데프의 청사진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첫해는 푸틴의 수렴청정 관측=7일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열린 취임식에서는 메드베데프 신임 대통령이 전임자 블라디미르 푸틴 전 대통령을 대접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전날 이미 대통령 신분증을 받았지만 푸틴 전 대통령은 7일 오전 11시 반까지 대통령 집무실에 머물다가 행사장인 안드레예프스키 홀로 직행했다.

푸틴 전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하기 전 단상에서 러시아는 이미 선택한 경로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연설하며 새 대통령이 자신의 노선을 계승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푸틴 전 대통령이 상트페테르부르크 시 대외정책 의장이던 1990년 시 대외관계위원회 자문관으로 자신을 천거할 때부터 푸틴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이 때문에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최소한 취임 첫해에는 총리실로 자리를 옮기는 푸틴 전 대통령의 수렴청정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유력하다.

푸틴 전 대통령도 크렘린을 떠나기 전 곳곳에 이런 계산에 따른 포석을 깔아놓았다. 지난해 총선에서 개헌 정족수(두마 의석의 3분의 2)를 돌파한 집권여당 통합러시아당(ER)의 대표직을 수락했고 새로운 총리가 지역 전권대표를 지휘하도록 해 총리의 위상도 한껏 올려놓았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3월 2일 당선자 신분이 된 뒤 사회 경제 분야의 개혁을 강조해왔다. 러시아 경제의 지나친 자원수출 의존, 개발도상국에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노동생산성, 열악한 복지 수준을 뜯어고쳐 보겠다는 포부를 펼쳐 보였다.

하지만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개혁은 푸틴 대통령이 국정 지표로 삼은 안정을 해칠 정도로는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러시아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신구세대 갈등 전망도=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당분간 평탄한 길을 갈 것이라는 대부분의 예상과 달리 가는 곳마다 복병을 만날 것이라는 상반된 예측도 나온다.

국정 경험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젊은 세대인 데다 신임 대통령과 실세 대통령이 이끄는 양두체제 자체가 러시아 역사상 초유의 실험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계 기반이 허약한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초()대통령제 국가인 러시아에서 대통령 고유 권한을 발동할 경우 푸틴 전 대통령의 지휘를 받던 크렘린 구파와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유럽 미사일방어(MD)체제, 무기감축협정 등으로 꼬인 미국 및 유럽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느냐도 취임 초기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위용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