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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상 역수입 움직임 현대차 해법없어 곤혹

판매상 역수입 움직임 현대차 해법없어 곤혹

Posted April. 04, 2008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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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제네시스 3.8L급 기본 모델의 미국 판매가격이 3만2000달러(약 3100만 원)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현대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미국 딜러 돈 젠킨스 씨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얼마 전 회사로부터 제네시스의 미국 기본 모델 판매가격이 3만2000달러로 정해졌으니 대비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에서 판매되는 3.8L 기본 모델 가격은 5280만 원이어서 단순 비교로는 2180만 원, 한미 양국의 세금 차이를 감안해도 1220만 원이나 국내 판매가격이 높아 논란이 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또 이 같은 가격 차이 때문에 일부 소비자와 병행수입업자들은 미국에 팔리는 제네시스를 한국에 역수입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세금 제하고도 약 1000만원 싸

병행수입업자 최모(45) 씨는 제네시스를 미국에서 역수입하기 위해 최근 현지 자동차 브로커와 딜러를 사전 접촉해 물량을 확보해 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최 씨는 미국 가격이 확정 발표되는 대로 우선 10대 정도를 들여와 판매 상황을 살펴본 뒤 반응이 좋으면 대량으로 수입할 계획이다.

제네시스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 박모(38자영업) 씨는 미국에서 차를 들여오면 1000만 원 정도 싸다는 판단에 따라 일단 구입을 미뤘다. 6월 미국에서 판매가 시작되면 국내 가격과 수입 가격을 비교해 보고 구입 방법을 결정할 계획이다.

인터넷 자동차전문 사이트와 포털 등에도 제네시스를 역수입하고 싶다는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수입업자 최 씨는 역수입을 해도 국내에서 5년 10만 km의 무상보증수리가 가능하다며 현대차는 미국에서 보통 200만 원 안팎으로 할인해 주고 대량으로 구입하면 추가로 할인하는 데다 운송료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시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직접 수입대행업자를 통해 제네시스 새 차를 미국에서 들여올 경우 관세 8%와 특소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 34.2%의 세금을 내야 한다.

제네시스 3.8L급 기본 모델의 가격이 3만2000달러로 최종 확정될 경우 운송비용을 포함해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은 4300만 원 정도로 국내 가격보다 1000만 원 정도 낮은 셈이다.

더구나 현재 달러당 970원 정도인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원화 환율은 상승) 차액은 더욱 커진다.

가격 못 높여 딜러제재 검토

현대차는 이 같은 움직임을 감지하고 다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역수입 차량에 대해서는 보증수리를 제한하거나 한국 수입상에게 차를 넘기는 딜러를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1월 현대차 미국법인 홈페이지에 한국에서도 미국과 동일한 조건으로 무상보증수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무상보증수리가 안 된다고 바꿨다가 소비자들의 항의로 1개월 만에 환원했다.

미국법인의 한 직원은 역수입으로 한국에서 장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있어 골치가 아프다. 내부적으로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묘책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역수입 차량에 대한 보증수리를 제한하면 과거 보증수리가 됐던 역수입 차량들과의 형평성 문제와 함께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한 국내 시장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가격을 높게 책정하면 역수입은 막을 수 있겠지만 판매가 저조할 수밖에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