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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 공식일정 일부 취소

Posted April. 08, 2006 03:05,   

日本語

이것저것 다 보여 주고, 또 먹여 주고 싶었는데.

어머니 김영희(59) 씨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29년 만에 고향을 방문한 아들에게 한국의 모든 것을 보여 주고 싶은데 주위의 지나친 관심때문에 뜻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들은 다름 아닌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한국계 흑진주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다.

워드의 국내 법률 대리인 임상혁 리인터내셔널 변호사에 따르면 김 씨는 아들과 단둘이 남대문시장을 가 구경도 하고 맛있는 한국 음식을 맘껏 먹이고 싶었는데. 우리만 움직이면 수많은 사람이 따라붙어 너무 피곤하다고 말했다.

이런 어머니의 마음을 읽은 효자 워드는 7일 방문 일정의 일부를 취소했다. 임 변호사는 워드가 어머니와의 시간을 못 가져 안타깝다. 우린 지쳤다며 8일로 예정된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워드는 남은 일정 모두를 취소할 계획이었으나 8일 오후 1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리는 펄벅재단 주최 혼혈인과의 만남 행사는 참여하기로 했다. 임 변호사는 9일로 예정된 제주도 여행도 미정이다고 전했다.

워드 모자가 힘들어하는 이유는 언론의 치열한 취재 경쟁. 가는 곳마다 수십 명이 몰려들어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하는 바람에 모자는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워드는 입국 때 한국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여행을 많이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유명세는 이를 불가능하게 했다. 공식 행사는 물론 비공식 나들이까지 취재진이 몰려들어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

워드는 자신을 두고 벌이는 지나친 상술에도 몹시 화가 난 상태. 본인의 허락 없이 책을 낸 출판사엔 법적 소송에 들어갔다.

어머니 김 씨는 책에 내가 영어를 못해 남편에게 쫓겨나고 폭행도 당했다고 했는데 모두 거짓이라며 분개하고 있다. 워드는 11일 열리는 출국 기자회견에서 모 출판사와 마치 공식 대리인인 것처럼 행동한 한 업체를 직접 거론하며 경고할 계획이다.

한편 워드는 7일 오전 호텔에서 휴식을 취한 뒤 오후엔 용인 에버랜드를 찾아 모처럼 어머니와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양종구 윤완준 yjongk@donga.com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