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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와대 386의 실체 드러낸 전직 비서 증언

[사설] 청와대 386의 실체 드러낸 전직 비서 증언

Posted April. 08, 200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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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인 전 대통령국민경제비서관이 쏟아 내는 인터뷰 내용은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386 비서관들의 의식 수준이 고작 이 정도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의 발언을 뜯어보면 반미() 반세계화의 독선과 아집, 시대에 뒤떨어진 몽상가()의 면모가 드러난다.

정 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미국 자본주의를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것으로 체결되면 경제가 망하고, 안 되면 정치가 망한다며 노 대통령에게 한두 시간 얘기해 논리적으로 이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FTA를 한덕수 부총리의 개방론과 외교통상부의 친미주의가 결합한 국제통화기금(IMF)식 자유주의라고 주장했다.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FTA 상대국을 늘려 가는 마당에 우리만 손놓고 있으면 많은 해외시장을 잃어버릴 판이다. 무역으로 먹고살다시피 하는 우리가 세계 제1의 경제력과 최대의 수입시장을 가진 미국과 FTA를 맺는 것은 선택의 문제를 넘어선다.

재야 경제학자였던 고 박현채 씨의 평전을 쓰고 있다는 정 씨는 (자신이) 민중을 위한 경제학을 한다면서 박 선생 팔아먹고 실천은 안 했다고 말해, 박현채류의 폐쇄적 경제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박 씨는 빨치산 소설 태백산맥에 나오는 위대한 전사의 실제 모델로 민족 민중주의적 관점을 총괄한 민족경제학을 펴냈다. 외국자본과 국내자본의 구분조차 모호해진 글로벌 경제시대에 자급자족형 재생산기반을 강조하는 민족경제론의 관점에서 한미 FTA를 비판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우리 경제가 개방을 통해 국제화를 이루지 못하고 박현채 모델을 따랐다면 아마도 북한에 가까워졌을 것이다.

이런 의식 수준을 가진 사람이 노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렸다니 청와대가 현실과 동떨어진 좌파 경제정책으로 흘렀던 배경을 짐작할 만하다. 정 씨는 386들이 운동을 했고 정의감은 있지만 아는 것도 많지 않고 전문성도 없다고 고백했다. 친()김정일 민족공조, 반미 반세계화, 기계적 평등주의에 매달리는 몽상가들이 끌고 가는 나라의 장래가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