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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랑 박명환 10연승 괴력

Posted June. 20, 200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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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과 한화가 맞붙은 19일 잠실경기 5회초. 선발 등판한 두산 에이스 박명환의 모자 안에서 웬 이파리 하나가 툭 떨어졌다. 알고 보니 양배추였다.

무슨 사연이었을까.

지난해 12월 결혼한 박명환은 이날 경기에 앞서 서울 성동구 옥수동 집에서 아내 이호주 씨에게 땡땡 언 양배추를 받아 왔다. 푹푹 찌는 초여름 더위 속에서 낮 경기에 등판하는 남편을 위한 내조. 모자 안에 넣은 양배추가 열기를 식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이 씨는 결혼 전인 지난해에도 차가운 양배추를 배달하며 정성을 다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양배추를 머리에 얹고 나온 박명환은 7이닝 동안 3안타 1볼넷에 삼진을 9개나 뽑아내며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최고 150km에 이르는 묵직한 직구와 절묘한 슬라이더가 빛났다. 투구 수 90개에 스트라이크는 60개.

팀의 4-2 승리를 이끈 박명환은 9승 무패로 승률 100%를 이어갔고 지난해 9월8일 잠실 현대전부터 선발 연승 행진을 10경기로 늘렸다. 낮 경기로는 올 3번째 등판 만에 첫 승.

박명환은 이로써 승률 1위에 다승, 탈삼진(80개), 평균자책(2.26)에서 모두 2위에 올랐다.

박명환은 포수 홍성흔의 뛰어난 리드 속에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로 던졌다며 개인적인 연승보다 팀이 꼭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명환보다 보름 먼저 결혼한 또 다른 새 신랑 이혜천이 전날 프로 데뷔 8년 만에 첫 무4사구 완봉승을 기록한 두산은 2연승을 달리며 SK에게 2연패한 선두 삼성을 0.5경기차로 바싹 쫓았다.

한화 김인식 감독이 두산 사령탑 시절 키웠던 최경환은 4타수 3안타로 옛 사부에게 비수를 꽂았고 홍성흔(4타수 2안타, 2타점)과 문희성(3타수 2안타)이 뒤를 받쳤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