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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핵 중대 국면에 안 보이는 노대통령

[사설] 북핵 중대 국면에 안 보이는 노대통령

Posted May. 06, 2005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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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문제를 둘러싸고 관계 당사국들의 움직임이 점점 더 긴박해지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 문제 때문에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두 정상()은 북핵에 대한 우려 표명과 함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북한의 결단을 촉구했다. 미중 정상이 직접 나선 것은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증거다. 어제 도쿄에서 열린 한중, 한일 외무장관 회담에서도 상황이 악화될 경우 북한만 더 고립될 것이라는 의견이 쏟아졌다.

이제 북한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지금이라도 생각을 고쳐 6자회담에 나오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대북() 제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사국들의 의견이 그렇게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부시 미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를 위해 8일 모스크바에서 열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동의를 구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북핵에 관해서만은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중대 국면이라고 한 상황에서, 미중 정상들까지 전면에 나서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이 침묵하는 것은 현실에 대해 다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

이 단계라면 북한이 6자회담을 거부할 경우 받게 될 불이익까지 거론하면서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마땅하다. 그래야 다음 주에 있을 한중, 한-러 정상회담이나 6월 한미 정상회담도 성공적으로 이끌 가능성이 생긴다. 외무장관이 북-미 간 상호 비방은 현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는 어정쩡한 태도나 취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중대 국면이라면 정부의 태도가 그에 걸맞아야 한다. 북핵 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가 논의되는 마당에 정부가 여전히 북한의 태도 변화만 기대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면 한국은 소외자가 될 뿐이다. 한국에 대한 관련국들의 신뢰는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노 대통령을 주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