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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한민국 군인을 자랑스럽게 하라

Posted September. 30, 200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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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국군의 날이다. 1950년 625전쟁 때 선봉에 선 육군 3사단이 38선을 돌파한 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그 후 반세기, 우리 군()은 질적 양적으로 큰 발전을 이뤘지만 올해 국군의 날을 맞는 우리의 감회는 남다르다. 그동안 군 안팎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고, 앞으로도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먼저 최근 일련의 사건들이 군의 사기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7월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사건 때의 보고누락 파문은 내부적으로 조용히 수습될 수 있었던 사안이 불필요하게 확대돼 청와대와 군 모두가 상처를 입은 단적인 예다. 5, 6월에는 4성 장군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와 적개심보다 조국애를 가진 군대를 강조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의 강연이 물의를 빚었다. 이 모두가 국가안보의 최일선에 서있는 군의 특수성을 경시함으로써 부정적인 파장을 남긴 사례라고 본다.

앞으로 있을 변화에 대한 군 안팎의 우려도 적지 않다. 예상보다 빠른 국방 문민화()는 부작용 없이 안착할 것인지, 주한미군 감축에 따라 발등의 불이 된 자주국방 목표는 차질 없이 추진될지 불안한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라크에 간 자이툰부대가 평화재건의 소임을 다하고 무사히 귀환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 시점에서 집권층과 군은 국가안보를 위해 바람직한 각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신중히 생각하기 바란다. 집권층은 군을 개혁의 동반자가 아니라 대상으로만 인식해서는 결코 안된다. 물론 크고 작은 부정 비리 사건이 끊이지 않았던 군도 이제는 확고한 자기혁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군의 사기다. 장병들이 사회에서 군복 차림으로 다니는 것을 부끄럽지 않게 여길 수 있는 사회분위기, 나아가 대한민국 군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기풍을 만들어줄 때 전환기 국가안보의 토대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다. 과연 지금 그런 길로 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