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신작에서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엄청난 수의 시민들이 전투에 연루돼 살해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국인 사망자가 40만 명이라고도 하고, 10만 명이라고도 하는데 도대체 차이가 뭔가”라고 물었다.
난징 대학살은 1937년 12월 일본군이 난징을 점령한 후 6주 동안 일으킨 학살 사건으로 중국은 당시 30만 명이 희생됐다고 주장한다. 반면 일본 정부는 학살은 인정하지만 구체적인 피해자 수는 확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책 내용이 알려지자 난징 대학살을 부정하는 일본 우익 진영에서 반발하고 나섰다. 일본의 대형 호텔 체인 아파(APA)그룹의 모토야 도시오(元谷外志雄) 대표는 지난달 말 한 강연에서 “노벨(문학)상을 타려면 중국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또 (1994년 상을 받은)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가 왼쪽이라 노벨상을 받았으니 자신도 본받으려는 생각에서 쓴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모토야 대표는 위안부와 난징 대학살을 부정하는 자신의 책을 호텔 객실에 비치해 최근 논란이 된 인물이다. 그는 “책을 사지 않는 것이 좋다”고도 했다. 지난달 말 혐한 정당을 만든 사쿠라이 마코토(櫻井誠) 전 ‘재특회’(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모임) 회장도 작가를 향해 “정말 일본인인지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라카미는 2015년 언론 인터뷰에서 “제대로 사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국이 이제 됐다고 할 때까지 사죄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등 과거사에 대한 소신을 지속적으로 밝혀 왔다. 지난해 10월 덴마크가 수여한 안데르센문학상 수상 소감에서는 “유리한 쪽으로 역사를 다시 쓰는 것은 결국은 우리 자신을 다치게 할 뿐”이라고 말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역사수정주의 행보를 비판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장원재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