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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 수해 복구하는 북한, 김정은 정권 오래 버틸까

맨손으로 수해 복구하는 북한, 김정은 정권 오래 버틸까

Posted September. 18, 2016 08:04,   

Updated September. 18, 201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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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조선중앙TV와 인터넷매체 ‘내나라’가 15, 16일 방영한 함경북도 홍수 피해 복구 현장에서는 중장비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밀려 내려온 토사를 주민이 삽으로 치우거나 맨손으로 돌덩이들을 옮겨 물길을 돌렸다. 추석을 맞아 함북의 처참한 현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은 그만큼 사정이 어려우니 외부에 지원의 손길을 요청하는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다.

 8월말∼9월초 태풍 라이언록의 영향으로 두만강에 관측 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리고 발전용 댐을 무작정 열면서 회령시 무산군 연사군 온성군 경원군 경흥군 나선시 등이 당한 막대한 물난리의 실태가 뒤늦게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 사망자 138명, 실종자 400명의 인명 피해가 났고 집을 잃은 이재민 14만 명에 식수난을 겪는 주민이 60만 명이라고 한다. 철도와 도로 다리 등 기반시설의 파손과 유실 피해도 극심하지만 지금 같은 맨손 복구로는 이전 모습을 되찾자면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함북의 홍수 피해가 50∼60년 사이 최악이라며 종합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북한은 평양 주재 아시아 9개국 대사들을 불러 정세통보 모임을 열고 “타격력이 높은 각종 핵탄두들을 마음먹은 대로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자랑하면서 말미에는 홍수 피해를 도와달라고 손을 벌렸다. 도와달라면서 핵 타령은 겁주려고 하는 것인가. 북한 유엔대표부는 미국의 구호단체들에까지 지원해달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와중에도 5차 핵실험 이후 냉랭해진 중국은 빼놓았고 한국 민간단체들도 지원 논의를 중단해 OCHA와 국제적십자사, 세계보건기구(WHO) 정도의 지원만으로는 필요한 물량에 턱없이 모자랄 것이다.

 북한 김정은은 5차 핵실험을 강행한 9일 이후 4일 만인 13일 군부대 농장을 시찰하며 활짝 웃는 모습이 보도됐다. 사상 최악의 홍수 피해로 삶이 위태로운 함북지역을 찾아가 주민을 위로하고 현지지도를 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핵무기를 손에 쥐고 군을 장악하면 주민이야 어찌 되든 자기 보신엔 문제없다고 여기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측근과 고위 간부들은 언제 처형당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주민은 죽기만도 못한 삶을 이어간다면 김정은 정권도 오래 버티기는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