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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전-민담 20종 번역 해외로 소개

Posted July. 15, 2016 07:15,   

Updated July. 15, 2016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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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을 앓다 홍어로 변한 사람, 느닷없이 신선이 돼 선계를 떠돌다 돌아온 유생, 과거 공부를 집어치우고 사랑하는 여인의 집 하인으로 변장한 남자 이야기….

 조선의 문인 임방(1640∼1724)이 신선과 귀신, 도사 등 민간의 기이한 이야기를 모은 ‘천예록(天倪錄)’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들 민담을 비롯한 우리 고전이 영어권 스페인어권 등 해외에 번역돼 소개된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임경업전’ ‘한중록’ ‘전우치전’ 등의 고전과 ‘후설’ ‘조선의 르네상스인 중인’ 등 고전을 토대로 쓴 현대작품 20여 종을 외국어로 번역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책별로 1, 2개 언어씩 모두 11개 외국어로 번역된다.

 정병설(서울대) 심경호(고려대) 교수 등과 함께 번역 목록을 선정한 정민 교수(한양대)는 “그동안에는 한국 연구자들이 학술적으로 중요하다고 평가하는 고전이 번역되는 게 보통이었지만 이번엔 외국 일반 독자들의 흥미를 끌 만한 책을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물론 18세기에 표류해 외국에 갔다가 생환한 제주도민의 인터뷰가 담긴 ‘탐라문견록―바다 밖의 넓은 세상’을 비롯해 해외 동아시아 문화교류 연구자 등이 관심을 가질 만한 책도 있다.

 실제 출간은 내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문학번역원은 ‘구운몽’ ‘인현왕후전’을 비롯한 고전 작품 5종을 세계적인 명작 시리즈인 펭귄 클래식으로 출간하는 방안도 해당 출판사와 협의 중이다. 올 3월 펭귄 클래식으로 출간된 ‘홍길동전’은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리뷰가 실리기도 했다.

 김성곤 문학번역원장은 “최근 맨부커상을 받은 ‘채식주의자’가 현대 한국 문학을 해외에 널리 알린 것처럼 고전 번역을 통해 한국의 전통적인 정신과 문화, 시대상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