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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사고 내고도 서로 손가락질 바쁜 대한항공 노사

아찔한 사고 내고도 서로 손가락질 바쁜 대한항공 노사

Posted May. 30, 2016 07:21,   

Updated May. 30, 20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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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일본 하네다공항을 이륙하려던 대한항공 항공기의 왼쪽 엔진에서 불이 나 승객과 승무원 319명이 비상 탈출한 사고는 떠올릴수록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항공기는 활주로를 600m정도 달리면서 속도를 올리던 중 엔진에서 불꽃과 연기가 나는 것이 발견돼 가까스로 정지했지만 그 사이에 700m을 더 주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항공기가 이륙결정 속도를 넘어섰다면 활주로를 이탈하는 대형 사고로 번질 수 있었다. 이륙한 뒤 불이 났다면 더 큰 참사로 이어졌을 것이다.

 일본 국토교통성 운수안전위원회는 초기 조사 결과 문제의 엔진 뒷부분에서 회전날개 수십 개가 파손된 것을 확인했다. 엔진에서 조류 사체가 발견되지 않아 새가 엔진에 빨려 들어가는 ‘버드 스트라이크’ 가능성은 낮다고 한다. 사고 원인은 항공사의 정비 부실, 엔진 결함 등 여러 가지로 추측된다. 정확한 원인은 비행기록장치(블랙박스) 해독과 사고 엔진을 분석g나 뒤에나 나올 것이다.

 최근 2년 간 대항항공 항공기는 엔진 결함으로 5차례나 이륙 중단 또는 불시착을 했다. 작년 국정감사에서는 대한항공 정비예산이 2012년 9427억 원에서 2014년 8334억 원으로 1100억 원 가까이 줄었고 운항회수 당 정비시간도 같은 기간에 8.3% 감소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항공은 이번 사고가 회사 내의 어수선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2월부터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쟁위 행위에 들어갔고 태업 등으로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홈페이지에는 기장의 대응을 칭송하면서 ‘하늘이 내리는 마지막 경고’라고 회사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비행기 사고를 놓고 서로 손가락질 하는 모습이 걱정스럽다.

 사고가 난 26일에는 일본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세계 주요국 정상들 앞에서 대형 참사라도 났다면 한국이 국제 망신을 당할 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