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구호는 왜 없는가’ 전문

  • 입력 2004년 4월 27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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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북한 적십자회는, 韓赤측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용천역 사고 긴급 구호품의 육로 운송을 거부했다. 우리쪽의 의료진과 병원선 파견 제의에 대해서도 "우리 측에 충분한 의료진이 구성돼 이미 활동중인 만큼 그만둬도 된다"고 했다.

우리 언론과 사회단체가 보여주고 있는 긴급성에 비교하면 막상 저쪽은 느긋하다. 오늘 중앙일보는 財界가 100억 모금을 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전국의 언론이 일제히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대열에 빠지면 애국자가 아닌 듯한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거대한 의문이 생긴다.

1. 북한당국은 과연 한국측의 긴급구호활동을 필요로 하는가.

2. 북한당국은 우리의 이런 활동에 감사하는가.

3. 우리의 긴급구호물자가 과연 피해주민에게 전달될 것인가.

4. 3항의 사실을 확인할 방도가 우리에게 있는가.

5. 적십자와 財界와 다수 언론은 왜 더 비참한 처지에 있는 탈북자 구호활동을 벌인 적이 없는가. 용천역 사고 주민들에게는 그렇게도 따뜻한 조치를 서둘러 취하고 있는 이 정부가 왜 며칠 전에는 고문당하고 맞아죽어가고 있는 북한주민들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냉소적으로 대하여 유엔의 對北인권 결의안 채택時 기권했는가.

6. 5의 이유는, 용천역 참사 주민은 김정일에 충성하는 사람이고 탈북자들은 김정일에 반대한 사람이기 때문인가. 한국인들과 정부는 김정일 편에 선 사람들의 인명만 존중해주는가.

7. 그럼에도 우리는 용천역 참사 주민들을 도와야 한다. 단, 조건이 있다. 북한 당국이 노동신문을 통해 사고상황을 주민들에게 소상히 알리고 북한주민들부터 스스로 돕도록 해야 한다. 용천 사고 주민들을 돕는 기업, 정부, 언론은 용천역 구호금품의 10분의 1 이상을 탈북자를 위해서 따로 떼내어 놓아야 한다. 이것이 최소한의 민족적 양심이자 인간애일 것이다. 正義는 균형이고, 사랑은 온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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