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여중생 사망 1주기, 전국 곳곳서 추모집회

  • 입력 2003년 6월 11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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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여중생 신효순 심미선양의 1주기가 되는 13일 서울과 전국에서 열릴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정부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 심미선양 살인사건 범국민 대책위원회’(범대위)는 일단 이날 행사가 평화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으나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이 이날을 기점으로 반미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을 정한 데다 이날 행사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국은 전국적으로 71개 지역에서 100만명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추도행사가 폭력적으로 변하면서 반미 정서를 확산시키는 촉매역할을 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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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준비 상황=범대위는 1주기 행사를 앞두고 촛불시위와 토론회 등을 병행하면서 추모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행사 홍보활동과 자원봉사활동을 펼칠 1주기 추도회 준비위원을 모집하고 있다.

학생 및 시민단체 회원 등이 참여하고 있는 준비요원은 11일 현재 14만명을 넘어섰다는 것. 이들이 추모비 건립기금 명목으로 낸 대회준비금과 각계 후원금만 1억50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범대위는 13일 오후 7시 서울시청 앞에서 열릴 행사에만 10만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개 드는 ‘반미’=범대위는 10일 서울 종로구 미대사관 옆 열린공원에서 ‘반미연대집회’를 가졌다. 범대위 채희병 사무국장은 “1주기 행사를 분기점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저해하는 모든 요소를 제거하는 작업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범대위가 ‘반미’를 구호로 내걸지는 않겠지만 불평등한 한미관계 청산이나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목소리가 높아지면 반미 정서는 자연스럽게 확산될 수밖에 없다.

한총련은 13일 행사에 대비해 서울과 경기지역 대학을 위주로 행사 참가를 독려하고 있다. 한총련 소속 학생 2만5000여명이 1주기 추도회 준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6·13 1주년을 계기로 반미투쟁을 확산시킨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여세를 몰아 14일 홍익대에서 열리는 통일연대 축전과 6·15민족통일 대축전 3주년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치른다는 계획도 세워 놓았다.

한총련 학원자주화추진위원장 허환희씨(한국외국어대 용인 총학생회장)는 “1주기 추모제는 반전 반미운동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는 행사”라며 “효순이 미선이를 추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후 흐름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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