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주 30%이상 '추락'…증권사 "투매말라" 호소

  • 입력 2001년 9월 18일 01시 41분


미국 뉴욕 증시가 테러사건에 따라 대공황기였던 1933년 3월 이래 처음으로 4일간의 폐장기를 거친 뒤 17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재개장됐다.

○…리처드 그라소 뉴욕증권거래소 대표이사 회장은 이날 개장행사에서 증시가 정상적으로 재개장하게 된 것은 세계무역센터 붕괴참사 현장에서 피땀 흘리고 있는 소방대원 경찰 자원봉사요원들의 ‘영웅적 행동’으로 가능했다고 치하했다. 그는 이어 이번 테러 희생자들을 위해 2분간의 묵념을 제의했다. 묵념이 끝난 뒤 뉴욕시 여성경찰이 미국 찬가 ‘가드 블레스 아메리카’를 불러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노래가 끝난 후 근무복 차림의 뉴욕 소방대원, 경찰 대표 등이 함께 나와 개장을 알리는 타종을 했다.

○…이날 개장 행사에는 폴 오닐 재무부장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 등이 참석했다.

줄리아니 시장은 거래소에 직접 내려가 “세계 자본주의의 상징이며 세계 금융거래의 중심지인 뉴욕증권거래소가 재개장하게 된 것은 ‘세계의 수도’로서 뉴욕이 본모습을 찾은 것”이라며 기뻐했다. 이날 거래소의 많은 트레이더들은 작은 성조기를 들고 업무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개장행사가 끝난 뒤 거래가 시작되자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주가는 9,500대에서 대번에 50포인트 이상 떨어졌으며 수직 낙하하듯 낙폭이 커지면서 장중 9,000포인트가 붕괴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어 반등세가 유입되면서 개장 1시간반이 되자 460포인트 하락한 9,144까지 올라왔다.

○…이날 다우지수 산출종목 중에서도 낙폭이 가장 눈에 띈건 이번 동시다발 테러의 최대 피해자 가운데 하나인 아메리칸항공. 개장 1시간이 지난 뒤 46.43%가 폭락한 15.91달러선으로, 유나이티드항공은 40.91%가 폭락한 18.21달러로 떨어져 테러 후유증이 크다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또 보험사와 항공사 관련 주식이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델타항공은 개장 후 오전장에서 무려 38.52%(14.35달러)가 떨어져 22.90달러를 기록. 노스웨스트항공은 31%(6.12달러), 엑스페디아 여행사는 30%가 넘는 10.74달러가 떨어졌다.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번 개장을 앞두고 상장사들이 자사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규정을 완화함으로써 예상되는 폭락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면모를 보였다. 또한 증권회사들은 애국심에 호소하는 모습. 메릴린치, 모건스탠리딘위터사 등은 자사의 고객들에게 보유중인 주식을 투매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홍찬선·권기태·이종훈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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