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美판사 “20년전 대선 승복한 고어는 상남자”… 트럼프 비판

美판사 “20년전 대선 승복한 고어는 상남자”… 트럼프 비판

Posted November. 24, 2021 07:28,   

Updated November. 24, 2021 07:28

ENGLISH

 올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에 대한 재판에 20년 전 대선 패배에 승복했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이 소환됐다. 판사가 선거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교해 고어 전 부통령을 ‘상남자(a man)’로 추켜세우면서다.

 22일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의 레지 월턴 판사는 의회 난입 사태로 기소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애덤 존슨(36)에 대한 재판에서 “고어 전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대선 결과에 대해 논쟁할 여지가 더 많았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받아들일 줄 아는 상남자였다”며 “그는 (결과를) 받아들이고 떠났다”고 말했다.

 2000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고어 전 부통령은 1784표 차이(0.1%포인트)로 플로리다주를 내주면서 대선에서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 이후 기계 재검표 결과 327표 차이로 표차가 줄어들자 고어 후보는 수(手) 검표를 요구했으나 연방대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대법원 결정을 받아들이고 패배를 승복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월턴 판사가 재판 과정에서 고어 전 부통령 사례를 언급한 것은 아직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월턴 판사는 존슨을 향해 “당신은 거짓말에 따라 플로리다에서 워싱턴으로 올 만큼 속이기 쉬운 사람”이라며 “당신을 속인 사람은 지금도 같은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존슨은 의회 난입 사태 당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연설대를 들고 의사당 안을 활보한 혐의로 기소됐다. 존슨은 이날 재판에서 정부 재산 절도 혐의 등을 인정하며 선처를 요청했고 이에 따라 최대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CNN 등은 전했다.


문병기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