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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애니, SNS 타고 해외서 ‘펄펄’

Posted July. 22, 2021 07:21,   

Updated July. 22, 202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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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일 글로벌 플랫폼 틱톡에 올라온 1분가량의 영상 ‘귀여워지는 안경’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시력 검사를 한 주인공 로니에게 안경을 쓰게 했더니 눈이 커지면서 더 귀여워지는 단순한 내용인데 사흘 만에 조회 수 1000만 회를 돌파했다. 21일 현재 누적 조회 수는 약 1900만 회. 댓글도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일본어, 프랑스어까지 다양한 언어로 달렸다. 이 영상은 한국 애니메이션 ‘마카앤로니’의 일부 에피소드 클립이다.

 글로벌 플랫폼들을 타고 한국 애니메이션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눈길을 끄는 귀여운 캐릭터, 언어에 관계없이 즉각적으로 이해되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매력 요소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훨씬 유명한 캐릭터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CJ ENM과 한국 제작사 브릭스튜디오가 만들어 올해 3월부터 투니버스에서 방송 중인 마카앤로니는 틱톡에 하이라이트 영상을 올리면서 3개월 만에 45만 팔로어를 모았다. 천재 발명가와 사고뭉치 조수의 발명 도전기를 담은 코믹한 클립들의 누적 조회 수는 5700만 회에 달한다. 마카앤로니 제작자인 우경민 PD(37)는 “유튜브, 틱톡 등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대사 없이 짧은 애니메이션 형태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마카앤로니는 올해 안에 모바일 게임 2종으로도 나올 예정이다.

 도넛 도우도우와 반죽 모우모우의 일상을 앙증맞게 그린 20∼30초짜리 초단편 웹애니메이션 ‘도우도우’는 2018년 틱톡, 인스타그램에서 선보인 이후 유명해졌다. 현재 틱톡 계정에서 210만 팔로어를 확보했다. 나이별로는 18∼24세(44.5%)와 25∼34세(39.3%)의 비율이 83.8%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높다.

 도우도우는 특히 대만에서 인기가 많다. 18일 기준 인스타그램 팔로어 중 대만이 약 20%를 차지해 한국(12.7%)을 뛰어넘는다. 이에 올 4월 대만 타이베이의 에슬라이트백화점 청핀신이점에 도우도우 캐릭터를 활용한 봉제인형, 노트, 컵 등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열었고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대만과 일본에서 2019년 9월 라인 이모티콘으로도 만들어진 도우도우는 출시된 지 20시간 만에 대만에서 이모티콘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도우도우를 만든 브릭스튜디오는 연내 5분가량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유튜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몬스터스튜디오가 만든 애니메이션 ‘브레드 이발소’는 지난해 8월 넷플릭스에 시즌1을 공개한 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세계 넷플릭스 TV 시리즈 톱10에 진입했다. 이 애니메이션은 이발사 브레드가 식빵, 우유 등 친구들의 고민을 들은 뒤 이를 해결해 주기 위해 머리 모양을 바꿔주는 이야기다. 시즌2는 다음 달 말쯤 시작하며 시즌 3는 올 12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정지환 몬스터스튜디오 대표는 “틱톡에 브레드 이발소 한국어 버전 영상을 올리면 ‘한국어를 모르지만 너무 귀엽다’는 외국인들의 글이 많이 달린다”며 “대중적인 캐릭터인 식빵과 우유가 나오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의외의 재미와 함께 공감을 선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 PD는 “애니메이션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좋아하기에 팬층이 넓은 데다 한번 인기를 얻으면 오랜 기간 사랑이 지속되기에 지식재산권을 이용해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하기 좋다”고 말했다.


김태언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