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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불러 경협 채근한 이인영의 남북관계 허상과 구시대적 행태

대기업 불러 경협 채근한 이인영의 남북관계 허상과 구시대적 행태

Posted November. 24, 2020 07:37,   

Updated November. 24, 2020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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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어제 삼성 SK LG 현대차 등 4대 그룹을 포함한 경제계 인사들을 불러 연 간담회에서 “북한을 협력의 장으로 나오게 만드는 전략적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서로 역할 분담을 통해 남북 경협의 시간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도 참석해 “서울-평양 대표부를 비롯해 개성 신의주 나진·선봉에 연락사무소와 무역대표부 설치도 소망해본다”고 했다.

 이 장관의 요즘 언행을 보면 뜬금없는 정도를 넘어 기이한 수준이다.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우리 국민 피살사건은 아랑곳없이 어떻게든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며 ‘남북의 시간’을 역설하고 있다. 확보도 안 된 코로나19 백신을 두고 “부족할 때 나누는 게 더 진짜 나누는 것”이라고 하더니 급기야는 금강산·개성공단 경협기업도 아닌 대기업 사장급 인사들을 불러 모아 경협을 종용하는 구시대적 기업동원 행태마저 보인 것이다.

 이 장관이 내세우는 논리도 지극히 편의적으로 낙관론의 조각들을 모은 해괴한 논리다. 그는 “미국 대선을 통해 새로운 정세변화의 문이 열리고 있으니 이 기회의 공간을 남북의 시간으로 채우자”고 했다. 상식적·객관적 관측과 달리 그는 미국의 정권교체가 ‘기회의 공간’이라고 한다. 나아가 미국은 더 유연한 접근을 할 가능성이 있고 북한은 경제에 훨씬 집중할 것이라고도 했다. 결국 미국이 북한을 거들떠볼 겨를이 없을 때 한국이 나서 구슬려보자는 얘기다.

 하지만 북한은 당장 “국경 밖 넘보다가 자식 죽이겠나”라며 코로나 봉쇄의 빗장을 더욱 단단히 걸어 잠그고 있다. 설령 북한이 조금이라도 호응한다 해도 동맹과의 콤비 플레이를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런 한국의 대북 과속을 어떻게 보겠는가.

 그간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보여준 저자세는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여겼다. 특히나 통일부는 대북 심기관리 담당 부처이니 그러려니 혀를 차고 말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이 장관 행보는 제멋대로 머릿속에 그린 허상을 위해 우리 기업인까지 괴롭힐 태세다. 조바심과 과잉행동은 모두를 피곤하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