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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마라톤 언택트 레이스 오프라인 대회

서울마라톤 언택트 레이스 오프라인 대회

Posted October. 26, 2020 07:58,   

Updated October. 26, 2020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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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하늘은 높고 푸르렀다. 땅에서는 러너들이 모처럼 함께 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국내 최초로 열린 오프라인 마라톤 대회에서였다. 

 24, 25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코로나19 여파에 내년으로 미뤄진 세계 6대 플래티넘 라벨 대회 ‘2020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91회 동아마라톤’을 대신해 열린 ‘2020 서울마라톤 언택트 레이스 오프라인 대회’였다.

 코로나19 탓에 마라톤 대회들은 대부분 버추얼 레이스(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각자 원하는 장소에서 달리기) 형식으로 열리고 있다. 하지만 이날은 러너들이 서로 응원하며 달리기를 즐길 수 있었다.

 대회는 생활방역 기준에 따라 철저한 방역하에 진행됐다. 전체 참가 인원을 800명으로 제한했고 모든 참가자 및 관계자는 문진표를 작성했다. 대회 운영도 참가자들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참가자는 토, 일요일 이틀에 걸쳐 10개 조로 나눠 80명씩 시간대를 달리해서 뛰었다. 올림픽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을 10바퀴 돌며 총 10km를 달렸는데, 같은 조 참가자들도 레인을 구분해서 뛰었다. 총 8개 레인 중 1번, 4번, 7번 레인에서만 뛸 수 있었다. 접촉을 완전히 차단한 것이다. 대회 주최 측은 오프라인 레이스에 앞서 6차례에 걸친 버추얼 레이스 미션을 실시했고, 이 미션을 1회 이상 달성한 참가자에게 우선적으로 오프라인 레이스 신청 자격을 부여했다.

 참가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윤미 씨(39·사업)는 “야외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뛰니까 처음 마라톤을 시작했을 때의 설렘이 살아나는 것 같다. 매일 집 앞에서 혼자 뛸 때와는 느낌이 색달랐다”고 말했다. 김보은 씨(32·회사원)도 “상쾌한 새벽 공기와 완주의 기쁨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원래 마라톤을 좋아했지만 앞으로 더 사랑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는 코로나19 이후 첫 오프라인 대회로 열린 이번 대회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실 지난주 화요일에 버추얼 대회로 열린 뉴욕 마라톤 대회 풀코스를 완주했어요. 하지만 동료들과 함께 웃고 웃으며 땀 흘린 이번 대회가 훨씬 좋았어요.”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달리기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레이스를 마친 뒤 그는 “코로나 시대에 이런 형식으로 마라톤 대회가 열린 게 의미 있다고 본다. 다음에는 좀 더 많은 사람이 모이는 대회가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