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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승 10년 걸린 안송이, 2승은 10개월

Posted September. 28, 2020 08:03,   

Updated September. 28, 202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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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우승이야?”

 동료들로부터 우승 기념 생수 세례까지 받은 뒤였지만 안송이(30)는 여전히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마지막 홀까지 자신의 순위를 몰랐던 그는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축하를 건네기 위해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선수들을 보며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1타 차 짜릿한 우승이었음을 전해들은 뒤에야 미소를 지었다.

 프로 11년 차 베테랑 안송이(30)가 27일 전남 영암의 사우스링스 영암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팬텀 클래식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정상에 올랐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3위(7언더파)로 최종 3라운드를 출발한 안송이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10번홀(파5) 버디로 공동 선두에 오른 안송이는 13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위기를 맞기도 했다. 안송이 등 공동 선두만 7명인 혼전 양상이었다. 하지만 안송이는 14번홀(파3)에서 다시 버디를 낚아 선두에 오른 뒤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우승 상금은 1억2000만 원.

 1타 앞선 선두로 마지막 18번홀(파4)에 돌입했을 때 안송이는 자신의 순위를 정확히 몰랐다고 한다. 이 때문에 세컨드 샷을 핀에서 7m 거리에 붙인 뒤 투 퍼트만 해도 우승을 하는 상황이었음에도 버디를 노리는 공격적인 퍼트를 했다. 공은 홀컵 옆을 살짝 지나 50cm 거리에 멈췄고, 안송이는 침착하게 파 퍼팅을 성공시켰다. 안송이는 “캐디가 18번 홀을 앞두고 선두가 아니니 경기에만 집중하라고 해 우승 생각은 하지 못했다. 아마 내가 긴장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캐디가 그렇게 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안송이는 “만약 내가 1타 차 선두인 것을 알았다면 공격적인 퍼팅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웃었다.

 안송이는 프로 10년 차였던 지난 시즌 최종전인 ADT캡스 챔피언십(지난해 11월)에서 237번째 도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에 물꼬가 트인 그는 두 번째 우승까지는 약 10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안송이는 “첫 우승 때는 눈물이 났는데 이제는 우승을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다. 올해 목표인 2승 중 절반을 이뤄냈으니 남은 기간 동안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목표를 완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신설된 이번 대회 2라운드에서는 2009년 넵스마스터피스 1라운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한 라운드에서 홀인원 3개가 나왔다. 김지영2는 14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기아 K9승용차(6000만 원 상당)를 부상으로 받았다. 신지원2(5번홀·파3)와 이지현3(17번홀·파3)은 홀인원 부상으로 각각 프레드릭 콘스탄트 시계(3000만 원), 침구 세트(1000만 원)를 받았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