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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치 낮췄나...비건, 북미협상 오른팔 동행 안해

기대치 낮췄나...비건, 북미협상 오른팔 동행 안해

Posted July. 08, 2020 07:58,   

Updated July. 08, 2020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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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사진)가 7일 한국에 도착해 2박 3일 일정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만이며 부장관으로 승진한 이후 첫 방한이다. 하지만 북한이 이날 재차 “우리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고 북-미 접촉설을 일축하면서 이번 방한으로 북-미 대화 재개의 본격적인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오후 미 군용기를 타고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숙소인 서울 시내 호텔에 들렀다가 주한 미국대사관저에서 열린 비공개 만찬에 참석했다. 비건 부장관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 대북 메시지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비건 부장관은 과거 방한 때와 달리 잠행을 이어갔다. 방한할 때마다 들렀던 단골 닭한마리집을 직접 찾지 않고 이 식당 요리사를 미국대사관저에 초청해 닭 요리를 즐기기도 했다.

 비건 부장관의 방한에는 북-미 실무협상이 열릴 때마다 동행하던 앨리슨 후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이번 방한에 대한 기대치를 낮춘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 국무부는 6일(현지 시간) 비건 부장관 방한 전 “(이번 일정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에 대한 조율을 더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밝히며 원칙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비건 부장관이 앞선 방한 때 거의 빠짐없이 찾았던 통일부 방문 계획을 방한 당일까지도 결정하지 않은 것도 한미워킹그룹을 통한 제재 완화 등은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비건 부장관은 8일 외교부와 국가정보원을 찾은 뒤 9일 오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방문해 서훈 국가안보실장 등을 면담할 예정이다.

 비건 부장관의 방한 당일 북한은 ‘대화 거부 의사’를 재차 분명히 했다. 7일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담화에서 “지금도 남쪽 동네에서는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중재하기 위한 자기들의 노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헷뜬(정신 나간) 소리들이 계속 울려나오고 있다”며 “다시 한 번 명백히 하는데 우리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정부 당국자를 향해 “이제는 삐치개질(참견) 좀 그만 할 때도 된 것 같은데 그 버릇 떼기에는 약과 처방이 없는 듯하다”며 “‘중재자’로 되려는 미련이 그렇게도 강렬하고 끝까지 노력해보는 것이 정 소원이라면 해보라. 본전도 못 찾고 비웃음만 사게 되겠는지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