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독지가가 세종시 공동캠퍼스 내에 들어설 고려대 세종캠퍼스 건립 기금으로 100억 원을 쾌척했다. 고려대 출신 기업인으로 알려진 독지가의 이번 기부로 세종캠퍼스 구축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4일 고려대는 최근 한 독지가가 “세종시 공동캠퍼스가 고려대 세종캠퍼스의 비약적인 발전을 뒷받침할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100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기부자는 신원을 철저히 익명에 부쳐달라며 “세종시 공동캠퍼스에 입주한 고려대 학생들이 타 대학, 연구기관과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미래 사회에 공헌할 인재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복도시건설청, 세종시,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사학진흥재단 등이 공동 협력해 추진하는 세종시 공동캠퍼스는 다수의 대학과 연구기관이 입주해 교사와 지원시설을 함께 이용하고 융합 교육·연구가 가능하게 한 새로운 유형의 캠퍼스다. 고려대 세종캠퍼스는 지난해 2월 입주대학으로 확정됐다.
고려대는 이 캠퍼스에 인공지능사이버보안학과와 스마트도시학부, 빅데이터사이언스학부 등 첨단 분야 학과와 더불어 행정전문대학원까지 총 790명 규모로 입주할 계획이다. 이번 기부금은 고려대 서울캠퍼스와 협력해 정부·공공부문 특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부와 대학원의 건물을 짓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고려대는 2026년 2월까지 착공해 개교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세종시 공동캠퍼스 내 고려대 세종캠퍼스 건립을 위해 힘을 보태주신 익명의 독지가에게 감사의 말씀 전한다”며 “캠퍼스의 위상을 강화하고, 지역의 산학연관 협력 강화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번 기부금은 세종시 공동캠퍼스 입주에 필요한 부지 확보 및 건물 건립 비용에 활용될 계획이다.
고려대에 익명으로 거액이 기부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엔 고려대 개교 이래 최대 금액이자 국내 대학 단일 기부액으로는 두 번째로 큰 금액인 630억 원이 익명으로 기부됐다. 같은해 7월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이 고려대에 100억 원을 기부했을 때도 또 다른 익명 개인 기부자도 100억 원을 쾌척했다.
고려대는 거액 기부자들에 대한 예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억 원 이상 기부하면 ‘크림슨 아너스 클럽’ 회원으로 추대되며, 기부 금액에 따라 자유 클럽(1억 원 이상), 정의 클럽(10억 원 이상), 진리 클럽(50억 원 이상), 석탑 클럽(100억 원 이상) 등 명예의 전당에 등재된다. 석탑 클럽에 이름을 올린 개인은 고(故) 정운오 한국관광호텔 회장, 정재욱 재성 회장, 김영석·양영애 부부, 김완섭·김재철 변호사, 박영숙 여사 등이다.
주현우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