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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부, 이인영 발언에 “연합훈련 준비태세는 최우선순위”

美국방부, 이인영 발언에 “연합훈련 준비태세는 최우선순위”

Posted February. 04, 2021 07:48,   

Updated February. 04, 202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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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거나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에 대해 미국 국방부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특히 연합훈련의 성격에 대해 ‘도발적이지 않다(non-provocative)’는 표현까지 이례적으로 써가며 훈련 실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일(현지 시간) 존 서플 국방부 대변인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연합훈련을 연기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한 본보의 입장 질의에 “군사적 준비태세는 국방부의 최우선 순위”라고 반박했다. 그는 “북한의 지속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은 한반도와 미국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우리의 훈련은 연합 동맹 준비태세를 보장하는 주요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훈련들은 도발적이지 않고 완전히 방어적이며 오늘밤에라도 싸울 준비가 돼 있도록 동맹의 준비태세를 유지하는 목적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그는 “연합훈련의 규모와 범위, 타이밍에 대한 결정은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한미) 양 측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두고 ‘도발적이지 않은 방어적 훈련’이라고 강조한 것은 이것이 남북관계 개선이나 대화를 가로막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이 지난달 말 훈련을 ‘매우 도발적이며 비용이 많이 드는 전쟁 연습’이라며 중단을 촉구한 것에 대한 미국 측의 반박인 셈이다.

 결국 미 국방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불가피한 이유가 아니라면 군사훈련을 연기 혹은 축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관계자는 “주한미군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이미 시작했지 않느냐”며 “이 장관 같은 인사들이 훈련 연기 주장을 내놓은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지난달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반도만큼 군사훈련이 중요한 곳은 없다”며 연합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미동맹의 준비태세 모토인 ‘파이트 투나이트(fight tonight)’를 거론하며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이 장관은 3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군사훈련 문제가 한반도에 심각한 갈등 상황으로 번지지 않도록 우리도, 북한도 지혜롭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틀 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밝힌 한미 연합훈련 연기 입장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유연한 대처’를 강조해 연기 필요성을 시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보낸 인사청문회 서면 질의 답변서에서 3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양국 국방 당국이 코로나19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긴밀히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미 국방부는 한국 국방부가 2일 발간한 2020 국방백서에 일본을 기존의 ‘동반자’에서 ‘이웃나라’로 격하해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서플 대변인은 “한미일 삼각 협력은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의 위협에 대응해 역내 평화와 번영, 안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이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 공유된 관점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공유된 위협에 맞서기 위한 협력 확대의 모든 기회를 찾으려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캐슬린 힉스 미 국방부 부장관 지명자는 2일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중국, 러시아, 이란과 함께 미국의 우주기반 군사력 활용에 일부 위협이 되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 본토는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통해 북한과 같은 나라들의 대륙간탄도미사일로부터 보호되고 있다”며 “향후 탄도미사일 및 극초음속 미사일을 탐지해 내는 식별능력을 강화하면서 미사일방어체계를 더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