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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美보좌관, 마스크 안쓰고 佛-獨-英-伊 정부 인사 만났다

확진 美보좌관, 마스크 안쓰고 佛-獨-英-伊 정부 인사 만났다

Posted July. 29, 2020 07:39,   

Updated July. 29, 2020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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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백악관 내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미중 갈등을 비롯해 미 외교안보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인물인데다 대통령 참모 중에서도 유독 많은 사람과 접촉하는 편이어서 파장이 상당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오브라이언 보좌관과의 접촉 여부를 질문 받고 “최근에 그를 본 적이 없다. 전화를 해볼 것”이라며 거리를 뒀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노출됐을 위험은 없다. NSC 업무도 영향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경미한 증세를 보이고 있다. 자가 격리 상태로 안전한 곳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1주일 전 가족 회동에서 감염된 것 같다고 말했다”며 대학생인 그의 딸이 옮겼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백악관은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할 때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배석했는지,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대면 접촉을 한 게 언제였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은 백악관에서 오브라이언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날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당시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갑자기 백악관을 떠났다”며 매일 받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자마자 자가 격리에 들어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백악관에서는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 케이티 밀러, 대통령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여자친구 겸 대통령 재선 캠프의 모금 최고책임자 킴벌리 길포일 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달 13∼15일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 사용 금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다. 당시 그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 관계자와 회동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코로나19가 유럽 주요국 정부에도 퍼졌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역설적으로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그동안 백악관 참모 중에서는 방역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올해 3월에 NSC 직원들을 반으로 나눠 각자 다른 사무실에서 근무하도록 지시했다. 매슈 포틴저 NSC 부보좌관 역시 바이러스 학자인 형의 영향을 받아 마스크 착용 및 발열 체크의 중요성을 늘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