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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잇딴 겁박에도 몸낮추고, 호국 용사는 홀대하는 문정부

北의 잇딴 겁박에도 몸낮추고, 호국 용사는 홀대하는 문정부

Posted June. 08, 2020 07:45,   

Updated June. 08, 2020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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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를 계기로 대남 비방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김여정이 지휘하는 통일전선부는 5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와 개성공단 완전 철거를 운운하면서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대외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문재인 정부의 남북-북미 선순환 관계 정책에 대해선 “악순환 관계”라고 깎아내렸다. 통일부는 어제 “판문점 선언 등 남북 정상간 합의사항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문제 삼는 전단 살포는 민간단체의 영역이어서 사전 이해를 구하는 등 시간을 두고 충분히 검토해야할 사안인데도 정부는 김여정이 한마디 하자마자 금지법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그런데도 북한은 대남 비난 수위를 더 높였다. 그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도 북한을 두둔하는 듯한 문재인 정부의 메시지는 변함이 없다.

 정부가 그제 현충일 행사 참석 대상에 제2연평해전, 천안함 유가족들을 배제했다 뒤늦게 추가로 포함시킨 것도 ‘단순 실수’로 보기 어려우며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청와대 분위기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호국 영령의 얼을 기리고 추모하는 국가적 행사마저 진영 논리와 북한을 의식하는 판단이 끼어든다면 안보의 기초가 흔들릴 수 있다.

 대내외 안보 환경은 갈수록 엄중하다. 북한의 대남 비방 공세는 우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도 있겠지만 북미 관계에서 진전이 없을 경우 대외 협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전략 신무기 공개나 추가 도발에 나서기 위한 전주곡일 수도 있다.

 그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독일에 주둔하는 미군을 9월까지 9500명 정도 감축할 것을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한다. 미국과 독일이 방위비 분담 갈등을 벌이는 상황에 나온 것이어서 독일처럼 미국과의 분담금 협상이 장기 교착 상태에 있는 우리나라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지금 속도를 내고 있는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에 미국은 국제 공조를 강조하며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북한에 대한 저자세가 엄중해지는 안보 상황 오판으로 이어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