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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째 1만명씩 확진 나오는데...지지율 의식한 푸틴 “12일 봉쇄해제”

4일째 1만명씩 확진 나오는데...지지율 의식한 푸틴 “12일 봉쇄해제”

Posted May. 08, 2020 07:44,   

Updated May. 08, 202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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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나흘 연속 1만 명을 넘기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2일부터 봉쇄령의 단계적 해제를 승인했다. 지지율 하락을 의식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6일 지방자치단체 수장들과 코로나19 화상대책회의에서 “관내 모든 산업생산, 건설 분야 기업들에 대한 제한은 12일 해제하게 해달라”는 모스크바시의 요청안을 전격 승인했다.

 또 각 지방정부에 자가 격리가 끝나는 12일 이후 구체적 봉쇄령 해제 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하며 관련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러시아는 3월 중순부터 근로자 유급휴무 등 봉쇄 조치를 현재까지 유지해왔다.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러시아는 현재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지나지 않은 상황이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7일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는 16만5929명에 달해 세계 5, 6위인 프랑스(17만4191명)와 독일(16만8162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보건당국도 “아직 확산세가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모스크바를 시작으로 12일부터 봉쇄가 풀리면 확산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의료시스템 붕괴로 각 주마다 의사 300명가량이 감염돼, 최소 70명이 넘는 의사가 사망했다고 러시아 NTV는 보도했다.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 블라디미르 야쿠셰프 건설부 장관, 올가 류비모바 문화부 장관 등 고위 인사들도 최근 일주일 사이 연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업무에서 배제됐다. 푸틴 대통령마저 현재 크렘린궁을 벗어나 모스크바 외곽 관저에서 화상으로 업무를 지시 중이다.

 푸틴 대통령이 봉쇄 완화를 강행하는 배경에는 ‘종신집권 위기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FT는 “푸틴의 지지율은 지난달 말 59%로 2000년 1월 대통령이 된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라고 전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6%로 역성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의 임기가 2024년 끝나는 가운데,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2번 더 연임하는 개헌안도 지난달 22일을 국민투표에 부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됐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