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VR-로봇으로 치매환자 치료한다

Posted May. 07, 2020 07:42,   

Updated May. 07, 2020 07:42

ENGLISH

 2027년 서울의 치매 환자가 20만 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빠른 고령화로 늘어나는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의 부담을 덜기 위해 올해 국비와 시비 및 구비를 합쳐 총 39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치매 관리 계획을 추진한다. 가상현실(VR) 로봇 등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재활치료, 치매 전문교육과정 등을 새롭게 도입한다.

 서울시의 ‘2020년 치매관리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5년 10만3186명이던 서울시 치매 환자는 올해 1월 13만9942명까지 늘었다. 만 65세 이상 인구가 200만 명을 넘기고 서울시 전체 인구의 21.7%를 차지하며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7년에는 치매 환자가 20만3818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체 노인 인구의 10.1%에 해당한다.

 문제는 노인의 숫자가 늘며 가구의 부양 부담도 커진다는 점이다. 고령 인구에 대한 생산연령 인구의 경제적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인 ‘노년부양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0년 7.0%였던 서울시의 노년부양비는 2005년 9.2%, 2010년 12.0%, 2015년 16.0%에 이어 올해 20.7%까지 치솟았다. 2025년에는 27.8%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취약계층인 홀몸노인과 노인 기초생활수급자 모두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는 올해 치매 전문교육과정과 VR 및 로봇 등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인지 재활치료 등을 도입해 늘어나는 치매돌봄 수요에 맞춰 나갈 계획이다. 기존에 추진해 온 치매안심마을 조성, 치매안심주치의 지정 등도 확대한다.

 우선 올해 영등포 구로 동대문 강서 도봉구 등 5개 자치구에 VR를 활용한 인지 재활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치매 환자뿐만 아니라 아직 인지 기능이 정상 단계인 어르신에게도 다양한 가상현실 상황을 체험하며 오감을 자극하거나 균형감각과 운동능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앵무새 모양의 로봇과 대화하며 교감을 나누는 프로그램을 통해 애착 관계를 만들고 정서적 지지도 제공한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요양보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실무 중심의 전문교육과정도 시작한다. ‘치매 정신행동증상 관리’ ‘치매 환자 활동 지원’ 등 실제 환자를 대할 때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숙지시켜 서비스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이 삶의 터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치매 안심마을과 치매 안심주치의 사업을 확대한다. 현재 36곳에서 운영 중인 치매 안심마을은 50곳으로 늘리고 317개 의료기관과 협약을 맺은 치매 안심주치의는 350개로 늘린다. 둘 다 지역사회 구성원을 중심으로 치매 환자에 대한 관심을 높여 돌봄망을 촘촘하게 하는 사업이다.

 또 치매고위험군에 해당하는 홀몸노인, 만 75세 진입자, 경도인지장애 진단자 등 3만 명에 대한 집중검진도 실시한다. 경증 치매 환자 750명을 대상으로 한 쉼터인 ‘기억키움학교’도 운영한다. 기억키움학교는 낮 시간 동안 치매 환자를 돌보며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고 운동, 건강상담, 미술치료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증상이 악화되는 것도 예방한다.

 이와 함께 치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홍보 캠페인에도 나선다. 올 하반기 한강 뚝섬유원지에서 치매 극복 걷기 행사를 진행하고 9월 21일 치매 극복의 날을 전후로 한 달간 치매 극복주간을 운영하며 각종 기념식과 행사를 열 계획이다. 치매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극복 수기 공모전 등도 실시할 방침이다.


홍석호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