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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압록강대교 6년만에 개통 ‘가속도’

Posted May. 04, 2020 07:50,   

Updated May. 04, 20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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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과 중국이 5년간 미뤄온 북-중 접경 지역의 신(新)압록강대교 개통을 위해 최근 관련시설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압록강대교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와 북한 신의주시를 잇는 약 3km 길이의 다리다.

 3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이 전한 증언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확보한 사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26일 신압록강대교 끝의 북한 측 도로인 1번 국도에 아스팔트를 부설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당시 촬영한 사진에 신압록강대교가 끝나는 지점에 도로 공사를 위한 트럭 등 장비들이 포착됐고, 도로는 모두 흙길이었다. 하지만 이후 지난달 29일까지 포착된 2장의 사진을 보면 아스팔트 부설 공사가 상당 부분 진척된 모습이 확인된다.

 대북 소식통은 “공사가 막 시작된 지난달 12일만 해도 허허벌판이었지만 최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도로 왼쪽에 북한 측 세관 건물을 짓기 위한 부지 공사도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과 중국은 올 상반기 신압록강대교를 개통하려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다”며 “북한 측이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올해 하반기에 개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중은 중국 측의 지원으로 2014년 6차선 도로의 신압록강대교를 완공했다. 1943년 완공된 낡고 좁은 압록강철교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었다.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북-중 무역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북한이 북측 지역 도로와 세관 등 기반시설 공사비를 중국 측에 부담해달라고 요구하면서 개통이 지연됐다. 이후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로 인한 북-중 관계 악화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5년간 개통이 미뤄져 왔다. 지난해 6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했을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대교 개통을 위한 비용 부담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올해 1월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직후 북-중 국경을 전면 폐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았는데도 신압록강대교 개통을 급히 서두르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경제난이 심각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북한 무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의 무역이 올해 1분기 90% 이상 급감했다. 이로 인해 식량과 소비재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북한 내부에 기근, 식량 부족이 있을 실질적인 위험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대북 제재 해제를 노리는 북-중이 국경 무역의 대폭 확대를 대비하는 움직임으로도 읽힌다. 미중, 북-미 갈등 국면 속에서 2017년 3월 이후 김 위원장의 4차례 방중, 지난해 시 주석의 방북을 통해 북-중은 관계를 개선하는 분위기다. 로이터는 최근 북한 경제무역대표단이 베이징(北京)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북-중이 최근 국경 무역 재개를 논의해 왔다”고 전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