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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가수 펭수, 음원차트 평정 어떻게?

Posted April. 27, 2020 07:36,   

Updated April. 27, 2020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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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극 펭에 빼어날 수/이렇게 빼어날 수가 없수.’(‘펭수로 하겠습니다’ 중)

 EBS 인기 캐릭터 ‘펭수’의 음원 차트 평정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펭수는 21일 첫 디지털 싱글 ‘빌보드 프로젝트 Vol.1’을 발표하고 가수로 데뷔했다. 데뷔 곡 ‘펭수로 하겠습니다’는 귀여운 힙합 장르의 노래. ‘바닷속을 날아/빌보드로 가자’ ‘1위 할 거예요’ 등 미국 빌보드 차트 정상을 노리는 야심 찬 래퍼로 신고식을 올렸다. 유명 래퍼 타이거JK와 비지, 가수 비비가 참여했다. 펭수는 특유의 야무진 목소리로 1절 랩을 소화하고 후반부에는 요들송과 추임새(‘shout out to EBS/shout out to 남극’)도 선보였다.

 음원은 발매 당일 지니뮤직과 벅스의 실시간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26일까지도 이들 플랫폼에서 30위권을 지키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EBS 관계자는 “음원 차트 (100위권) 진입 자체도 워낙 어려운 일이라고 들어 반신반의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제작진 모두가 크게 놀라며 반가워했다”고 전했다.

 음악 업계도 놀라고 있다. 관계자들은 펭수의 음원 신드롬에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온라인 개학, 최근 키즈 콘텐츠의 전반적 강세, 인공지능(AI) 스피커 보편화가 시너지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KT의 AI 스피커 ‘기가지니’의 작년 결산 자료에 따르면, 210만 명의 발화를 분석한 결과 ‘뮤지션’ 분야 상위 10위 중 3개 키워드가 아동용 캐릭터였다. 핑크퐁(1위), 뽀로로(2위), 헬로카봇(10위)이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종일 집에 있는 아이들이 늘면서 ‘펭수 틀어줘’ 같은 명령어가 몰렸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20, 30대 팬덤도 세몰이에 한몫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펭수의 팬들이 음원 발매 전부터 ‘21일 오후 6시를 기해 일제히 스트리밍하자’며 독려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아이돌 팬덤이 주로 하는 ‘스밍 총공’(스트리밍 총공격으로 좋아하는 가수 순위 올리기)인 셈이다. 20, 30대는 펭수 팬덤의 실질적 핵심으로 꼽힌다. 벅스 관계자는 “벅스 이용자 중 20, 30대가 70%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 세대에 익숙한 힙합으로 나온 점도 적중한 것 같다”고 했다.


임희윤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