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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 실패 반성” 협치카드 꺼내는 與

“열린우리 실패 반성” 협치카드 꺼내는 與

Posted April. 18, 2020 07:25,   

Updated April. 18, 202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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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5총선에서 민주화 이후 가장 많은 180석이라는 성적표를 받은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에서 잇달아 열린우리당의 기억을 소환하고 있다. 2004년 총선에서 152석이라는 승리를 거뒀지만, 미숙한 국정 운영 끝에 채 4년도 버티지 못하고 소멸됐던 열린우리당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7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깊이 반성해서 우리에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고 정당을 잘 운영해야 한다”며 “국민이 주신 의석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총리도 “조금이라도 오만, 미숙, 성급함, 혼란을 드러내면 안 된다. 국민이 주신 책임을 이행하려면 국민의 뜻을 모으고 야당의 협조도 얻어야 한다”며 야당과의 협조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청와대에서도 총선 직후부터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 확산되고 있다.

 180석을 확보해 야당 동의 없이 단독으로 법안과 예산을 처리할 수 있는 여권에서 이 같은 말이 나오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경제 후폭풍이 본격화되는 등 국정 운영의 모든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앞으로 보여줄 국정 운영 능력에 따라 ‘진짜 승부’인 2022년 대선의 결과가 갈릴 수 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욕이 녹아있는 열린우리당처럼 미숙한 모습은 곤란하다는 걸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4년 총선에서 이긴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폐지 등 이른바 ‘4대 개혁 입법’의 무리한 추진으로 역풍을 맞았고 이후 2006년 지방선거,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모두 졌다.

 이에 따라 여권은 코로나19 극복 상황에 따라 하반기 무렵 단행될 개각에서 야권 인사를 발탁하는 ‘협치 모델’을 본격적으로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법안 통과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넘어 외연을 확대해 보다 안정적인 국정 운영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제는 (미래통합당을 제외한) 정의당, 국민의당, 민생당 인사들도 내각에 참여시켜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의 생각도 비슷하다”고 전했다. 여권 핵심부에선 3기 청와대 개편에 이어 하반기로 예상되는 개각에서 경제 관련 부처 장관으로 국민의당 출신으로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김성식 전 의원, 환경·노동 분야 장관으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 · 황형준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