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류현진, 토론토에서 첫 라이브 피칭

Posted February. 21, 2020 07:57,   

Updated February. 21, 2020 07:57

ENGLISH

  ‘괴물 투수’가 ‘괴수의 아들’을 만나면 어떤 일이 생길까.

 메이저리그 토론토의 새 에이스로 자리 잡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이 팀 내 최고 유망주로 꼽히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1·사진)와 첫 맞대결을 펼쳤다.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 인근 훈련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였다.

 류현진은 이날 첫 라이브 피칭을 했다. 실제 경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타자를 타석에 세워두고 실전처럼 던지는 훈련이다.

 에이스의 첫 라이브 피칭이니만큼 찰리 몬토요 감독을 비롯해 많은 코칭스태프가 이를 지켜봤다. 불펜에서 25개를 던지고 마운드에 올라온 류현진은 테오스카르 에르난데스, 랜들 그리칙, 루벤 테하다, 게레로 주니어 등을 상대로 25개의 공을 뿌렸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류현진과 게레로 주니어의 대결이었다. 게레로 주니어는 ‘괴수’라는 별명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포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아들이다. 현역 시절 449개의 홈런을 날린 게레로는 좋은 공, 나쁜 공을 가리지 않고 큼지막한 홈런을 때려내곤 했다.

 아버지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게레로 주니어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였던 지난해 15개의 홈런을 날리며 차세대 홈런 타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해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도 무려 91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류현진의 첫 투구에 게레로 주니어는 헛스윙을 했다. 류현진은 초구부터 트레이드마크인 체인지업을 던졌다. 직구처럼 들어오다 뚝 떨어지는 공에 방망이가 크게 헛돌았다. 이후에도 게레로 주니어는 좀처럼 류현진의 공을 정확히 맞히지 못했다. 빗맞은 뜬공과 파울이 이어졌다. 자신의 차례를 마친 게레로 주니어는 허무한 듯 헛웃음을 지으며 타석을 벗어났다.

 세인트루이스 시절 류현진과 맞붙어본 경험이 있는 그리칙 역시 류현진의 피칭에 엄지를 세워 보였다. 그리칙은 “내게 체인지업, 커브, 패스트볼을 섞어 던졌다. 던지는 법을 아는 선수다. 어떤 카운트에서나 커브나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4명의 타자를 상대로 25구를 던진 류현진은 불펜에서 10개를 더 던진 후 훈련을 마쳤다. 모두 60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스프링캠프 마무리 시점에는 투구 수를 80개까지 늘릴 것”이라며 “오늘은 동료 타자들을 맞히지 않기 위해 신경 썼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한 차례 더 라이브 피칭을 소화한 뒤 시범경기에 등판하게 된다. 토론토의 첫 시범경기는 23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