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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박인비 누가 위대한가

Posted February. 19, 2020 07:59,   

Updated February. 19, 202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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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비(32)는 16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호주여자오픈에서 정상하며 통산 20승 고지를 밟았다. 한국 선수 가운데 20승을 넘은 건 25승을 거두고 은퇴한 박세리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대표팀 감독(43) 이후 두 번째다.

 이를 계기로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채널은 한국 역대 최고 골프 선수를 다투는 박세리와 박인비를 비교했다.

 이 기사는 “한국에서 최고의 골프 선수를 가린다는 것은 케냐에서 최고의 마라톤 선수, 네덜란드에서 최고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를 정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라고 전제했다.

 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박세리의 위치는 마치 성직에 비유할 만큼 절대적”이라며 “은퇴 후에도 여전히 존경받는 선수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이 외환 위기를 겪던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해 한국인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줬고 골프를 넘어 한국인의 삶에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기술했다.

 박인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박세리 감독과 비교 선상에 오를 수 있는 위치가 됐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박인비가 박세리 감독의 1998년 US여자오픈 우승 때처럼 한국에서 국민적 감동을 안긴 것은 아닐지 몰라도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업적을 이룬 여자 선수는 박인비가 유일하다는 점이 플러스 요인이다. 박인비는 “올림픽 금메달을 계기로 골프를 모르는 국민들의 사랑까지 받게 돼 큰 영광이다”고 설명했다.

 박세리 감독은 LPGA 투어 통산 25승에 메이저 5승, 박인비는 20승 가운데 메이저를 7승으로 장식했다. 특히 박인비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반면 박세리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박인비가 통산 승수에서 박세리를 넘어서려면 아직 6승을 더 올려야 하지만 이미 우승의 순도 면에서는 추월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의 선수는 박인비가 2013년에 한 번 했고, 신인상은 박세리 감독이 1998년에 받았다.

 평균 타수 1위는 박세리 감독이 2003년에 한국 선수 최초로 차지했고 박인비는 2012년과 2015년 두 차례 1위에 올랐다. 상금왕은 박인비가 2012년과 2013년에 1위를 했다.

 LPGA 통산 상금에서는 박인비가 265개 대회에서 1568만3289 달러를 기록해 전체 4위(한국 선수 1위)를 차지했다. 365개 대회에 나선 박세리는 1258만3713 달러로 전체 9위(한국 선수 2위)다.

 박세리 감독이 개척자로 한국 선수 미국 진출의 문을 열었다면 박인비는 LPGA투어를 평정하며 ‘세리 키즈’의 대표 주자로 활약한 셈이다.

 이 기사는 한국 골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박세리와 박인비는 모두 한국 골프 발전에 매우 중요한 인물들이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며 “이것은 마치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과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을 비교하며 누가 가장 위대한지를 따지는 것과 같다”고 분석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