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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자라는 한국 골프의 특급 유망주 김주형

해외에서 자라는 한국 골프의 특급 유망주 김주형

Posted December. 20, 2019 07:42,   

Updated December. 20, 2019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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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랭킹이 꾸준히 오르고 있어 신기해요. 언젠가는 꼭 1위에 오르고 싶어요.”

 올해 아시안투어에서 맹활약하며 ‘특급 유망주’로 떠오른 17세 김주형은 빙그레 웃었다. 최근 귀국한 그는 타이틀리스트와 의류 및 클럽, 볼 등의 후원 계약을 맺는 등 미래의 한국 골프를 이끌어갈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올 시즌 아시안투어에서 좋은 성적(우승 1회, 톱10 3회, 2부 우승 3회)을 거둔 그는 지난해 말 2006위였던 세계 랭킹을 불과 1년도 안 돼 158위까지 끌어올렸다. 18일 수원CC에서 만난 그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더 많이 배울 기회가 있다. 실수를 해도 어릴 때 하는 것이 좋으니까…. 꾸준히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그는 세 번째 참가한 1부 투어 대회인 파나소닉오픈에서 아시안투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17세 149일)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주형은 “1부 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그동안 골프를 해왔던 순간들이 떠올라 눈물도 났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골프 교습을 하는 아버지와 식당을 운영하는 어머니를 따라 중국, 호주, 필리핀, 태국에서 거주했다. 김주형은 “6세부터 아버지를 따라 골프장을 다니며 골프를 쳤다. 그러다가 우상인 타이거 우즈(미국)처럼 되고 싶어 11세 때 프로가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현재 태국에 거주 중인 그는 아시안투어에서 지난해 6월 프로 데뷔를 했다. 아시안투어는 만 16세, 한국프로골프(KPGA)투어는 만 17세부터 프로 생활을 할 수 있다. 김주형은 “조금이라도 빨리 프로 경험을 하기 위해 내가 어릴 때부터 ‘직관’(직접 관람)을 하며 꿈을 키워온 아시안투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아시안투어에서 뛰다 곧바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진입을 노린다. 내년에 세계 100위 이내에 진입해 PGA 2부 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최종 스테이지에 직행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주형은 삼촌 또는 아버지뻘 되는 프로들과 경쟁하면서도 올 시즌 아시안투어에서 평균 타수(68.89타), 평균 버디(4.63개)에서 모두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래도 자신의 골프를 업그레이드하는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비시즌에 일주일에 여섯 번씩 8시간가량 꾸준히 훈련했다. 몸 관리를 위해 햄버거나 탄산음료도 피한다. 비거리(평균 280.05야드·아시안투어)도 늘려갈 계획이다.” 김주형은 지난달 말부터 여자 골프 세계 1위 고진영의 스윙 코치인 이시우 프로에게 레슨을 받고 있다. 김주형의 매니지먼트사 ‘팀 에이스 스포츠’의 김상우 대표는 “이 프로의 진단에 따르면 김주형은 하체 힘을 30%밖에 쓰지 못하고 있다. 이를 보완하면 비거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주형의 롤모델은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임성재다. 그는 “우즈의 승부사 기질, 매킬로이의 장타력, 임성재 프로의 꾸준한 경기력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2월 그는 이시우 프로, 고진영 등과 함께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간다. 김주형은 “고 프로님께 긴장감을 이겨내는 방법을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고진영은 껌을 씹으며 긴장을 이겨낸다”고 귀띔하자 “나는 입에 뭔가 있으면 신경 쓰일 것 같다. 다른 노하우를 물어보고 싶다”며 웃었다.

 김주형은 아시안투어 우승자 자격으로 내년 KPGA투어 매경오픈, 한국오픈, 신한동해오픈에 출전한다. 아직 KPGA투어 출전 경험이 없는 김주형은 “고국 무대에서 우승하고 싶다. 이를 통해 해외에서 차곡차곡 성장 중인 ‘김주형’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