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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혁 “한국 중심 대북정책, 미서 친북 얘기 나와”

이수혁 “한국 중심 대북정책, 미서 친북 얘기 나와”

Posted November. 01, 2019 07:30,   

Updated November. 01, 20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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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혁 신임 주미대사(사진)가 “대북정책 같은 것을 너무 우리 중심적으로만 보니까 친북(親北) 정책이니 뭐니 하는 말도 (미국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경제 등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잇따라 강조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워싱턴의 부정적인 기류를 전한 것이다. 대미 외교 최전선에 있는 주미대사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미국 내 부정적 인식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 대사는 30일(현지 시간)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가진 취임 후 첫 특파원 간담회에서 “여태까지 우리 중심적으로 외교를 해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사는 24일 현지에 부임했다.

 이 대사는 “우리 정책이 미국에 어떤 도움이 될지에 초점을 맞춰서 (미국과) 커뮤니케이션하겠다”고 한 뒤 “한반도를 위해, 세계를 위해 그런 것보다 (남북 관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제일주의(America first)’와 어떻게 연계되고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하는 논리를 많이 개발하려고 한다. 이런 방향을 직원들에게도 주문했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이 단계에서 금강산 관광을 하느냐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국익 중심의 외교에 대한 방향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외교정책을 총괄해 온 청와대 국가안보실 내부에선 불쾌한 반응도 감지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맥락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미국과의 공조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사의 일부 표현에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 싱크탱크 중 하나인 헤리티지재단은 이날 공개한 ‘2020년 미 군사력 지표(2020 Index of US Military)’ 보고서에서 북한이 중국, 러시아 다음으로 동아시아 역내 안보 및 미국을 위협하는 세력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존 베너블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비용도 부담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문병기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