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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냐 외교해결이냐...韓日분쟁 분기점 될 일주일 낭비말아야

장기화냐 외교해결이냐...韓日분쟁 분기점 될 일주일 낭비말아야

Posted July. 23, 2019 07:28,   

Updated July. 23, 2019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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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연립 여당이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 자민-공명 연립여당은 전체 의석(245석) 중 과반을 넘겼으나 의석수 3분의 2 이상의 ‘개헌발의선’(164석)에는 4석 차이로 미치지 못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참의원 선거에 대해 ‘자위대 근거조항을 헌법에 담는 개헌 추진에 대한 유권자 평가’로 규정했으나 향후 3년간 개헌 추진의 동력을 찾기는 쉽지 않게 됐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 승리를 바탕으로 아베 정권은 한국에 대한 강경자세를 유지할 태세다. 아베 총리는 이날 선거개표방송에 출연해 한국에 정상회담을 요청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한국의 (강제징용) 대응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위배된다”며 “한국이 제대로 된 답을 가져오지 않으면 건설적 논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대변인은 “최소한의 선을 지키라”며 “지금까지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고 반론했다.

 아베총리는 어제 기자회견에서도 “수출관리 일환으로 한 것”이라며 “현재 최대 문제는 국가간 약속을 지키는지 아닌지, 신뢰의 문제”라고 강공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한국이 한일청구권협정을 위반했으며 위안부 재단도 일방적으로 해산했다고 비난했다. 지금처럼 엄중한 상황에서는 양국 지도부라도 말을 아껴 운신의 폭을 확보해야 하는데 일본은 총리부터 나서서 계속 한국 비난에 앞장서고 있으니 참으로 우려스럽다.

 일본 측의 계속된 한국 비난에도 불구하고 세계 언론은 연일 일본의 수출규제를 비판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어제 사설을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면서 “참의원 선거에 승리한 아베 총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어리석은 무역전쟁에서 빠져나오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의원 선거가 끝난 지금, 이번 주부터 월말에 걸친 기간이 한일분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경제보복 사태가 최악의 대결로 확대되고 장기화되느냐, 아니면 수습의 길을 찾게 되느냐의 기로에 선 것이다. 23∼24일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양국이 자국의 입장을 피력하게 된다. 일본에서는 24일 공청회를 끝으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 위한 의견수렴절차를 마친다. 백색국가 제외 결정은 빠르면 이달 말 법 개정안이 나올 것이라 한다.

 이렇게 되면 한일관계는 회생불가능한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게 된다. 이제 양국 모두 공식 비공식 외교접점을 찾아 문제해결 카드나 전략을 찾아야 할 때다. 민족감정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움직임은 양국 지도부가 나서서 자제시켜야 한다. 앞으로 일주일 남짓의 기간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한일분쟁의 큰 흐름을 조금이라도 돌려놓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