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南에 전화걸어온 北, 견제 나선 美

Posted January. 04, 2018 08:51,   

Updated January. 04, 2018 09:40

ENGLISH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지시로 판문점 연락통로를 개통하겠다”며 3일 오후 3시 30분 판문점 연락채널로 남한에 먼저 전화를 걸어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전날 ‘9일 판문점에서 고위급 남북 당국회담을 열자’고 제안한 지 23시간 만에 북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이날 오후 방송에 나와 ‘연락 재개’를 선언한 데 이어 2시간 11분 만에 수화기를 먼저 든 것이다. 남북 연락채널이 재가동된 것은 1년 11개월 만이다.

 리 위원장은 3일 오후 1시 19분 조선중앙TV에 나와 김 위원장의 위임에 따른 입장을 발표하면서 “평창 올림픽경기대회 대표단 파견 문제를 포함하여 해당 개최와 관련한 문제들을 남측과 제때에 연계하도록 3일 15시(서울 시간 오후 3시 30분)부터 북남 사이에 판문점 연락통로를 개통할 데 대한 지시를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국가체육지도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단위들에게 남조선 당국과 실무적인 대책들을 시급히 세울 데 대한 구체적인 지시를 주셨다”고도 전했다.

 남북한 판문점 근무자들은 이날 오후 약 20분간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통신망을 점검했다. 이들은 통성명을 하며 통화 음질 등을 점검했다.

 리 위원장은 “2일 첫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대화에)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시하시면서 해당 부문에 대한 실무적인 대책들을 세울 것을 지시하였다는 보고를 받으시고, 긍정적으로 높이 평가하시면서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고도 밝혔다. 남북 정상 간에 대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음을 강조한 것이다.

 정부의 회담 제의 하루 만에 북한이 적극적으로 반응하자 청와대는 반색했다.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남북) 연락망 복원의 의미가 크다. 상시 대화가 가능한 구조로 가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은 한반도의 평화를 알리는 나팔이 될 것이다. 얼음을 뚫고 길을 내는 쇄빙선처럼 위기를 뚫고 평화로 가는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남북이 상시적인 연락채널을 확보함으로써 회담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동아일보에 “북측 통일각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금강산도 갈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개성공단에 가진 어떤 함의가 있겠지만, 그래도 장소에 대해 열린 자세를 밝힌 만큼 수용할 수 있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hic@donga.com · 한상준 alwaysj@donga.com